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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책벌레141

도서관의 부작용 책 좀 읽는다 하는 사람들이 매년 하는 다짐이 "올해는 책 좀 사지 말자" 이거란다. 도서관을 이용하자고, 다 읽지도 못할 책 사느라 허리가 휜다고 자책하는 뭐 그런... 담배 끊자 같은 류의 다짐. 가족에게 독서가가 아닌 장서가라는 의혹을 받는(실제로도 그러함ㅎ) 나로서는 공감 백만배! 그래서 도서관을 다니면 좀 나아질 것을 기대했는데... 잊고 있었어. 내가 도서관 다니던 때에 오히려 책을 더 다양하게 질렀다는 걸. 수많은 책을 보며 아 좋다... 이런 거 언제 다 빌려 읽나... 흐뭇함도 잠시. 관심 있는 책을 찾았는데 손때 정도가 아닌 막때가 묻은 걸 보면 도로 집어넣게 되고 인기 있는 신간은 대여중이라 기다려야 하고 만화책은 심하게 낡았거나 중간중간 빠져서 못 빌리고 좋은 책은 읽다가 소장욕구가.. 2013. 10. 13.
만화 <신신>과 <어느 박물관의 지하>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만화책. 그러나 만화라고 생각하고 덥석 들었다간 머리 아파지는 책. (식후 바로 읽지 말 것. 속 메슥...;;;;) 알고 보니 이 만화가가 만화계의 카프카라 불리는 분이란다... 게다가 프랑스. (아니 이런 편견을! ㅋ) 현학적이고 철학적이고 사회통찰이 머리 아플 정도로 냉철한, '이야기'라기보다 '담론'으로 읽히다가 끝에 가서야 조용히 쿵...하고 "좋은 이야기야!!!"를 외치게 하는 두 작품. 그냥 빌려 읽고 말려고 했더니 넘치는 지적 유희와 인용문구와 정보(그대로가 아니라 뒤틀어 재창조한 정보들) 때문에 소장해야겠단 생각이 팍팍 드는...... 그러나 어렵고... 냉소와 휴머니즘이 뒤범벅되어 나 같이 비뚤어진 사람은 참 좋아할... 그래도 어두운.... 아참, 그런데 그림이 .. 2013. 10. 11.
<살인자의 기억법> 내가 읽은 김영하의 첫 소설. 길게 주저리려면 권말의 해설처럼 장황해질 터이고 간단히 말하면 아주 짧게 평할 수 있다. 짧게, 싱거운 이야기, 유기적이고 치밀한 추상들. (관념이든 메타포든) 이 소설을 온갖 추상성을 유추하는 텍스트로 읽는 사람은 재미있을 것이요 이야기로 읽는 사람은 허탈할 것이다. 허탈하다고 해서 이 소설을 잘못 읽은 걸까? 작가가 독자의 취향을 반만 얻은 것이겠지. (독자를 계도하려는 느낌의 해설이 마음에 안 들어서 나도 톡 쏴본다.) 말미에 쓴 작가의 말을 보니 오히려 작가는 어떤 방향으로 읽어주길 바라지 않더구만! 소설을 이야기적 측면과 기능적 측면으로 나눈다면 이 소설은 막판에 기능적 측면으로 핸들을 확 꺾은 느낌이다. 내 마음엔 한편의 이야기보다 한편의 기술적인 텍스트로 남았으.. 2013. 9. 23.
<행운 토끼와 불행 고양이의 대결> 시나리오 작가가 쓴 책이라 그런가? 영상북 같은 느낌이 강하다.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고 완벽하게(전형적인 구성으로) 잘 짜여져 있는데 그래서 나는 좀 아쉬웠엉....... 어릴 때 내가 홀딱 빠져 읽었던 이나 같은 책에서 본 것 같은 문장력이랄까~ 설레게 하는 묘사 같은 것이 부족해서. 음, 그래. 미안한 말이지만 문학성이 약하다고 할래. 책 띠지에는 애니메이숑 감독들이 거의 고전동화 급이라며 설레발을 치는데, 에이씨 아니잖아... 했던 걸 보면. -_-흥 핏 쳇. 근데 오락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엔 담고 있는 메시지가 꽤 괜찮다. 그 메시지를 좀 더 잘 살렸으면 좋았을 걸. 급하게 다음 상황으로 넘어가기 바쁜 게 참 많이 아쉬움. 인상적이었던 문장은, 행운 토끼 릭이 깜깜한 곳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무슨.. 2013. 9. 20.
지름신 강림 주간 네가 슬슬 정신세계가 오묘해질 때가 되었는데( 2013.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