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책벌레/리뷰라 치고46 <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 저 한국 소설을 읽어본 게 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특히 동시대의 소설을 읽는 건 정말 한참만이라(발간된 2-3년 내에 읽은 책이 없는 듯) 참 새삼스런 감각이었다. 아, 소설이란 이런 거였지 이런 매력이 있었지, 한글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글의 재미가 이런 거였지. 한국소설 읽는 재미를 되새긴 독서였다. 한편으론 "공지영이 이렇게 감성적인 작가였나?"라는 놀라움도 있었다. 이젠 기억도 안 나는 외에는 단 한 권도 읽은 적 없는 작가지만, 그런데도 매우 이성적이고 전투적이고 페미니스트적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래서 전반부의 감성적인 사랑 표현들은 하도 풋풋하고 말랑말랑해서 내가 그동안 편견을 갖고 있었구나 반성할 정도. 그러나, 내 이미지도 틀린 것은 아니었는지... 후반부는 논리적인 '썰'로 .. 2014. 1. 26. <황홀한 글감옥> 조정래 저 '작가 생활 사십년 자전 에세이'라는 부제가 붙은 묘한 책이다. 그동안 받은 질문들을 추려내어 답변을 하는 형식에다가, 작가 자신의 개인사와 문학정신을 곁들였다. 음, 곁들였다고 하기엔 너무 비중이 크기도 하지만. 자전 에세이이면서, 질의응답이면서, 가끔 꼬장꼬장한 문학(문장 포함) 강의서이면서 문학론인... 묘한 책이라고 했잖아~. 여하튼 그의 대하소설(은커녕 짧은 소설 한줄) 못읽어본 독자에게도 그의 생각과 삶과 문학이야기를 엿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을 사면서 궁금해 충동구매한 책인데, 읽고나니 그의 대하소설 3부작이 읽고 싶어진다. 어쩌지. 은 아는 분이 꼭 읽어보라고까지 했단 말야... 근데 적립금 쓰려고 세트 도서 찾아보니깐 도 사고 싶지 2부, 3부도 지르고 싶지, 과 도 궁금하지... 2014. 1. 16.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오찬호 저 오랜만의 책 리뷰. 20대를 이해할 수 없던 나에게 대단히 유익했던, 그리고 로 대두된 이 사회의 고질적 구조적 병폐가 어떤 식으로 나를 옭죄어 왔는지 조목조목 알려주어 통쾌했던, 대한민국의 괴물같은(=불쌍한) 20대의 보고서다. 사회학 강사인 저자가 여러 대학생들을 만나며 느낀 문화충격을 다양한 사례와 인터뷰, 토론을 통해 규명해 나가는 책으로,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IMF 이후 돈이 곧 목숨줄인 불안정한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하면서 -> 계층이동이나 구조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자기계발 논리에 빠져들게 되었고 -> 아파도 절망적이어도 남 탓하지 말자고 희망으로 채찍질하며 죽을똥살똥 공부했는데 -> 얼레? 왜 취직이 안 된대? 스펙을 더 쌓자 -> 얼레? 근데도 왜 안 된.. 2014. 1. 5.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생각하라> 박홍규 저 에리히 케스트너의 평전이다. 국내외 모두 드물다는, 그래서 별 수 없이 자기가 썼다는 케스트너의 평전. 내용을 떠나 케스트너를 좋아해서 그가 저평가되는 데에 분개하는 저자란 것 만으로 친근감과 동질감이 팍팍 느껴진다. 나 같은 사람이 여기 또 있네... 하며 읽었다. 나보다 훨씬 대단한 팬이지만! 인물을 시시콜콜 파헤쳤다기 보다는 그가 살았던 시대를 이해하는데 중점을 둔 느낌. 평전으로써보다 군데군데 케스트너의 시와 글들을 인용해 그의 생각을 대변한 부분들이 멋지다. 국내에 대충(!) 소개된 작가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고쳐주고, 역시 대충(!) 번역하고도 베스트셀러였던 의 몇몇 시들도 재번역해 오류를 바로잡는 의미도 쏠쏠하다. 다 떠나서 에리히 케스트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소장가치 충분! 책.. 2013. 12. 11.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부제가 '라이벌 난장사'이다. 영화의 역사를 당대의 라이벌 구도로 풀어쓴다는 취지는 재미있었으나, 한 시대를 대변할 라이벌이 얼마나 있겠냐고.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 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라이벌보다는 동시대의 양대 거장, 정도로 풀이되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그 라이벌이란 게 영화감독에 한하기 때문에 더더욱 "엥? 뭐가 라이벌이란 거냐." 이런 기분을 떨칠 수 없음. 그러니까 그들의 경쟁구도 같은 건 기대하면 안됨. 하지만 '라이벌'이란 독특한 컨셉을 기대 안하고 읽는다면 영화사의 중요한 흐름을 대표적인 감독 위주로 아주 깔끔하게 풀어낸 책이라 재미있다. 응, 재미있따. 가끔 썰렁한 유머도 언젠간 피식 웃게 되고. ㅋㅋ 진짜 라이벌들로만 이야기를 꾸렸다면 역사 개괄서 같은 역할.. 2013. 10. 14. 이전 1 2 3 4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