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책벌레/책갈피36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을 읽다가 '교양'이나 '독창성'에 신비적인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분절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 '이견'은 이를 통해 만들어진다.-우에노 지즈코, ['나'의 메타사회학]과감한 주장 없이 '왜 그런가'만 배우는 것은 소용이 없다. 거꾸로 말하자면, '왜 그런가'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만큼 과감하게 나서도 좋다는 뜻이다.-하루카 요코,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읽는 책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에 나오는 글귀들이다. 각각 다른 챕터에 속한 글이지만 내게는 하나로 연결되어 읽혔다. 지난 10여년간 내가 글쓰며 한 삽질이 무엇인지 가끔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그건 직관으로 구현해오던 주제를 논리로 세우려던 노력이었던 것 같다. 내가 알고.. 2017. 9. 12.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 "나는 누구인가? 내 분신이 있다면 얼마나 많은가?" 다중우주만큼 이런 물음을 절박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한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복사본과 변형이 있으며, 다른 사람과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정말 심란하게 만드는 일이다." 샌타크루즈캘리포니아대학교의 물리학자 앤서니 아기레는 고백한다. "나로서 살아간다는 게 무슨 뜻일까? 나는 늘 이 물음과 씨름한다." -「평행우주라는 미친 생각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는가」에서- 나답게, 라는 것. 잊지 말아야 하는데 자주 잊는 것... 2014. 9. 12. 매경한고발청향 매경한고발청향(梅經寒苦發淸香)이 있습니다. 매화는 모진 추위를 견딘 후에 맑은 향기를 피운다는 말입니다. -향기메일 중에서 아주 흔하고 당연스런 말이 가슴에 콱 하고 와 박힐 때가 있다. 늘 보던 사람들의 말에서도 읽던 책에서도 이렇게 며칠째 메일함에 쌓여있던 메일 제목에서도. 그래. 모진 추위 쯤 견뎌줘야지. 그래야 멋있지. 2014. 3. 10. 데니스 홍 교수의 인터뷰 오늘자 중앙일보에 실린 '로봇계의 다빈치' 홍원서 교수의 인터뷰를 요약 발췌. -2011년부터 세계로봇월드컵의 3연패한 이가 (지난해 12월 열린 재난구조로봇대회에서) 9위를 한 것에 대해. "우승이 목표였다면 신기술을 들고 나오면 안 된다. 기술을 안정화시켜서 나와야지. 내게는 인류를 구할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테스트 무대였을 뿐." "인간을 위한 따뜻한 기술을 만들고 싶고, 그러다보니 우승도 한 것이지 우승하기 위해 로봇을 만드는 건 아니다." -세계 16개팀 가운데 NASA의 꼴찌에 대하여 "NASA는 모든 과제에 0점을 받았다. 결과를 비웃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걸 기억해야 한다. NASA는 1969년 달에 사람을 올려놓기까지 이전 10년간 셀 수 없이 실패했다. 나는 NASA의 도전을 보면서.. 2014. 2. 4. 오랜만에 꼬인 기분 비판이 견디기 힘든 이유는 그 비판 속에 비판자의 비난이 교묘하게 숨어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비판에 대하여 화를 내는 것은 그 비판이 나의 행위가 아니라 행위하는 나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그 비판이라는 것이 비난을 내포하지 않고 오로지 사랑과 염려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인류는 얼마나 많은 회개하는 사람을 만들어냈을까? -공지영, [높고 푸른 사다리] 중에서 아마도 새해 들어 처음 느끼는 꼬인 기분. 내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마음 밑바닥에 나를 향한 비난이 숨어있음을 깨닫는다. 오로지 사랑과 염려만으로 사람을 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아는 것과 기분은 다르니까. 같은 책에서 한 줄 더. 오뉴월의 훈풍에도 살갗이 베이는 이유는 훈풍에 있지 .. 2014. 2. 1.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