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만화라고 생각하고 덥석 들었다간 머리 아파지는 책. (식후 바로 읽지 말 것. 속 메슥...;;;;)
알고 보니 이 만화가가 만화계의 카프카라 불리는 분이란다... 게다가 프랑스. (아니 이런 편견을! ㅋ)
현학적이고 철학적이고 사회통찰이 머리 아플 정도로 냉철한, '이야기'라기보다 '담론'으로 읽히다가 끝에 가서야 조용히 쿵...하고 "좋은 이야기야!!!"를 외치게 하는 두 작품.
그냥 빌려 읽고 말려고 했더니 넘치는 지적 유희와 인용문구와 정보(그대로가 아니라 뒤틀어 재창조한 정보들) 때문에 소장해야겠단 생각이 팍팍 드는...... 그러나 어렵고... 냉소와 휴머니즘이 뒤범벅되어 나 같이 비뚤어진 사람은 참 좋아할... 그래도 어두운.... 아참, 그런데 그림이 또 죽여주게 실험적이어서 그림 예술을 보는 듯한 쾌감도 준다!
하여간... 놀라운 작품. 그냥 한마디로 '만화계의 카프카' 이게 딱인 것 같다.
(근데 난 카프카는 변신밖에 안 읽었는데...)
<신신>보다는 <어느 박물관의 지하>가 더 쉽게 읽힌다.
<신신>은 신의 출현으로 벌어지는 이 사회의 온갖 면면의 반응들이 머리 아플 정도로 폭넓게 그려지고
신의 존재, 인간의 존재, 자유의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기회주의적인 인간의 면면 등등 존재와 실재의 통찰로 넘쳐난다. 아 어려워... 내가 쓰고도 제대로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어느 박물관의 지하>는 루브르를 소재로 했으나 절대로 루브르라고 말하지 않는 미래세계의 어느 도서관 지하를 탐험하는 '감정사'의 이야기다. <신신>이 존재나 인간, 신에 대한 사회적 통찰이라면 <어느 박물관의 지하>는 예술에 대한 담론이다. 그래서 더 쉽게 읽히고 이야기적으로도 아름답고 가슴이 짠하다. 곳곳에 배치된 그림의 유희가(언어의 유희도 넘치지만) 경외감과 즐거움을 준다.
어렵지만 읽어볼만한 읽고 나면 분명히 좋을 (책임은 안 져...) 만화책.
이 작가의 다른 책이 보고 싶다.
그러나 나는 머리 식히겠다고 미미 여사의 <얼간이>를 빌렸을 뿐이고.... ㅎㅎ 그런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