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상열차82

20대에 원하던 것 이젠 '이것밖에 없다'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길에 서기를 그땐 바랬다. 단 하나만 남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쓸쓸하고 홀가분하다. 적어도 앞으로의 선택에 이게 맞는 것인가, 라는 불안은 없을 것 같다. 이제는 해야만 한다. 그게 무엇이든. 기쁘고도 슬프다. 2012. 4. 7.
잔소리가 늘고 있어 악. 또 잔소리를 했다. 점점 노파심 투성이의 중년이 되어가고 있어... 하지 말아야지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는 원래 냉소적인 인간. 머피의 법칙 추종자다. (무한 긍정주의 시크릿 교도이기도 하지만, 이건 선택적으루..) '안 될 가능성이 하나라도 있으면 반드시 안 된다'는 우울한 법칙. ㅋㅋ 근데 이 우울이 바닥을 파면 오히려 긍정적이 된다니까. 최근 읽고 있는 에서도 비슷한 논리가 나온다. 적을 몸속에 넣어 적을 퇴치하는 예방주사처럼, 기존의 세계는 분명한 적과 이질성에 대항하는 면역학적 시대였다. 독재(부정성)는 나쁜 거야(부정함)! 처럼 밀어냄으로써 자신은 건강해지는 뭐 그런 시대였다면 지금은 동질로 가득한 평화 시대, 위아더월드 지구촌 가족 시대, 뭐든지 하면 된다는 긍정주의가 과잉되어 자.. 2012. 4. 6.
잡동사니 버리기 물건 욕심이 많다. 언제나 읽지도 못한 책들과 다 쓰지도 못할 문구류로 방 안이 가득하다.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언제 쓸 데가 있을지 몰라. 이런 생각으로 놔둔 것은 대개 쓸 데가 없다. 몇년만에 쓸 데가 생겨도 그다지 의미 없는 쓸모에 불과하다. 만든 정성과 추억으로, 언제 올지 모를 유용함 때문에 버리지 못하는 것들. 그런 건 그냥 버리는 게 정답 아닐까? 그 어떤 추억의 물건이라 할지라도 본래의 쓰임을 잃었다면 그냥 짐. 보기만 해도 추억으로 타임슬립 해버리는 그런 물건이 아니라면 팍팍 버려야겠다. 편리하게 쓰려고 꺼내 놓았던 것들을 정리한다. 오래된 가방과 옷들을 미련 없이 버린다. 미련으로 남겨둔 것들도 내년에는 버릴 거란 생각이 든다. 자꾸만 주변을 가볍게 하고 싶어지는 요즈음이다.. 2012. 3. 29.
나를 근본적인 질문에 빠지게 한 이 남자 68%. 쟈니즈나 다카젠느를 참 대단하다고 좋아하면서도 늘 한계를 느끼는 지점이 바로 '맹목적인 노력'. 어린 시절부터 살아남기 위해 주어진 상황속에서 그저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그렇게 부딪치면서 좋던 싫던 해나가면서 답을 찾는 인생도 물론 감동적이지만... '그저 열심히' 한 세계의 정상을 향한 거두절미형 노력은 사실 나와는 조금 다른 세계. 그런 세계는 이르러야 할 지점과 스킬이 명확히 존재하는데 (남역 10년이라던가, 주방에서 드디어 칼을 잡았다던가 등) 내가 지향하는 세계는 그런 완성점이 자기만족이라. 솔직히 왜 뭐든지 열심히 해야만 하는지도 난 의문이고 (좋으면 노력은 따라오는 건데) 그렇게 한 세계에 어울리는 사람이 된 후에 그곳을 빠져나가서 살 수 있는 걸까? 라는 의문도 들고. .. 2012. 2. 1.
중3 피정의 추억 (출처는 몰라요)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성당 피정(=수련회)은 중3때. 짝사랑한 선생님이 있었으며 (마지막에 땀에 절어 품에 안겼다능...-_-;;;;;) 같은 조 선생님에게 '산처럼 듬직하다'는 말을 들었으며 대모가 되어준 조장 언니를 만났으며 (아.. 언니,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계신가요 ㅠ.ㅠ) 한살 아래 여자아이에게 "언니, 의외로 여성스럽네요"란 말도 들었던, 추억의 피정. 그러니까, 나에 대한 이미지는 언제나 나의 생각과 커다란 온도차를 보여서, 백프로 여성스럽게 보여지는 지금도 깜짝 놀라지만 그 당시의 선머슴 이미지도 내 예상을 웃도는 것이었다. 언제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답게 보여질까? 음... 미스테리. 하여간 그때 피정에서, 한가지 사진을 골라 자신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2012. 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