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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은 미끄러진다 욕망은 미끄러진다. 라캉에 대해 아는 말은 저거 하나지만 통찰력이 뛰어난 말이라 좋아한다. 욕망은 미끄러진다. 시시포스의 형벌처럼 완성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굴러떨어진다. [토니오 크뢰거]에 나오는 '가장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아파한다'는 말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이상 내게 기대하지 말라'고 선을 그어버리는 게 낫다. 처음엔 마음이 상할지 몰라도 뒷탈이 없고 점점 서로를 이해하게 되니까. 반대로, 처음부터 죽이 맞아(맞는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지만) 웃으며 시작한 일은 자신의 기준으로 끝없이 기대하고 그 결과 실망하게 된다. 기대해도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분명히 말해주는 것. 그것이 협상이다. 그래서 협상을 할 때는 항상 이것을 생각해야 한다. 나에게 어떤 메리트가 있는가. 말.. 2007. 8. 5.
이모티콘과 글 의외로 나는 인터넷이나 인터넷소설에서의 이모티콘에는 관대한 편이다. 발생환경의 특성도 있을테고.. 그 나름대로의 문화가 느껴지니까. (내가 잘 안보기도 하고. 하하;;) 그치만 일 쪽에서 그런걸 보면 멈칫!하게 된다. 분명히 의미 전달은 단박에 된다. 구구절절 글로 풀어 쓰는 것보다 훨씬 간명하게! 작업자들에겐 분명 그쪽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럼... 된걸까??????? 어차피 시나리오란 의미전달을 위한 것이므로 이모티콘도 효과적인 '어휘'로 보면 그만인가? 안될 건 또 뭐야. ...라기엔, 역시 좀 고집이 생긴다. 프린스를 뭐라고 읽던 상관없지만 기호 옆에 괄호 열고 '프린스' 괄호 닫고를 해줬으면 하는 심정과 비슷할까? 부가 설명이 아닌 '언어'로써의 이모티콘은... 어쩐지 불편하다. 그렇게.. 2007. 8. 4.
나의 핸드폰 구입기 나의 첫 핸드폰은 최초의 폴더, 애니콜이었다! 간이 작아서 최신형은 쳐다도 안보는 나에게 아빠가 사주셨던 당대 최고의 화제작! 덕분에 회사에 가면 한번만 만져보자는 줄이 며칠이나 이어졌다. ^-^ (뻥 좀 섞었으) 그걸 한 5년쯤 쓴 것 같은데 점점 무기 취급 당한 것 말고는 딱히 결점이 없다는게 결점이었다. 물론 배터리는 무척 짧아졌고.. 무기 취급에 아직도 4화음이냐는 놀림도 받았고.. 배터리 사는 값이면 새로 핸드폰을 사는 게 나을 때였고.. 가끔 자체 필터링으로 전화를 거부해 나를 곤란에 빠뜨리기도 했지만, 그런 노화;;현상을 빼면 고장도 없고 너무나도 튼튼한 핸드폰이었다. 아빠가 사주신 거라 버리기 아쉽기도 했고.. (물건에 미련이 많다) 그러나 손에 땀이 날 정도로 둔중한 녀석을 미니사이즈 열.. 2007. 8. 4.
열대야라고? 열♨대야 열10대야 열대夜 더우니까 별 시덥잖은 소리를. 요즘은 더워서 그런지 장르소설에 꽂혀있다. 뭐, 내가 꽂혔다고 해봤자 몇개 찝적거리는 정도지만... 문제는 읽고싶은 마음이 공갈빵처럼 부풀어서 마구 쟁여놓고 싶다는 것! 사실 난 호러나 공포가 싫다. 언제부터 왜인지 장르소설을 못읽는다. [나는 전설이다]는 좀비가 나와서 여태 못읽고 있고, (그러나 최근 볼까 싶단 말이지!) 스티븐킹 단편집(스켈레톤크루)을 읽으면서 '아차, 이사람 공포계였지...' 살짝 후회했다. 똑같이 암울한 상황을 그리더라도 필립K딕은 괜찮은데 스티븐킹은 훨씬 잔혹하고 건조하게 느껴진다. 금연주식회사(는 이 책엔 없지만)나 우유배달부 단편같은 건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을 뒤틀어서 아주 기분이 나쁠 정도. ㅠ_ㅠ 차라리 샤이닝처럼.. 2007. 8. 3.
작가의 무덤 이 세계가 점점 작가의 무덤이 되어가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건 협력과 의사소통이지만 창작에서도 그렇다고 믿으면 곤란하다. 이야기는 다수의 아이디어의 총집합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곤란하고 (그러려면 돈을 많이 주고 일을 적게 시켜야 하건만) 작가를 감독의 부하 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곤란하다. 캐릭터나 연출에서 명작들을 짜집기 하겠다면 다들 미쳤냐고 하겠지만 유독 시나리오에서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무슨! 그럼 당신들이 쓰세요. 이 세계에서 몸값이 비싸질수록 할 일은 없어진다. 부동산 같군. 2007. 8. 2.
달에 소원을 어제라고 해야할까 오늘이라고 해야할까, 날짜상으로는 오늘(31일) 새벽 03시 경. 밖에서 웬 비명소리와 호루라기 소리가 나서 바깥을 내다보았다가 너무나 선명한 보름달에(보름은 지났을텐데?) 깜짝 놀랐다. 선명하게 밝은 달은 많이 봤지만, 십자로 빛이 뻗어나가는 달은 처음 봤기 때문에! 길다란 십자가처럼 빛나는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그러고서 생각해보니 기일이었다. 돌봐주시는구나. 열심히 빌었다. 오늘밤 12시에 뜬 달은 누런 빛이 돌았다. 어제 사진을 찍어두지 않은게 안타깝네. ^^ 그리하여 이 밤에, 8월 1일이 되었다. 읽고있는 책은 스티븐킹 단편집과 하우투리드라캉. 화잇팅! 뭐든지 화잇팅...! 2007.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