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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편두통은옵션

협상은 미끄러진다

by 와옹 2007. 8. 5.
욕망은 미끄러진다.

라캉에 대해 아는 말은 저거 하나지만
통찰력이 뛰어난 말이라 좋아한다.
욕망은 미끄러진다. 시시포스의 형벌처럼 완성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굴러떨어진다.
[토니오 크뢰거]에 나오는 '가장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아파한다'는 말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이상 내게 기대하지 말라'고 선을 그어버리는 게 낫다.
처음엔 마음이 상할지 몰라도 뒷탈이 없고 점점 서로를 이해하게 되니까.
반대로, 처음부터 죽이 맞아(맞는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지만) 웃으며 시작한 일은 자신의 기준으로 끝없이 기대하고 그 결과 실망하게 된다.
기대해도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분명히 말해주는 것.
그것이 협상이다.

그래서 협상을 할 때는 항상 이것을 생각해야 한다.

나에게 어떤 메리트가 있는가.

말이 좋아 당당한 자기 PR시대지, 결국은 상대의 이익을 신경써서 파고들란 말일 뿐이다. 귀사의 어떤 부분에 나의 어떤 특기가 잘 어울릴 것이며 어쩌구 등등...
그러나 그건, 내게 이득이 큰 상대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다.
나보다 경험이 적은 상대와 협상할 때에는 나의 정당한 가치를 사가라고 말해야 한다.
왜냐하면,
욕망은 미끄러지니까.
나를 낮춰서 배려해줘봤자 절대로 충족되지 않으니까.

최근의 협상에서 깨달은 거다.
(ㅆ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