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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족속81

모든 건 마음 탓 이사가 결정되고 무척 기분이 좋았다. 이제 모든게 술술 풀릴 것만 같고 북한산 기운에 해돋이까지 볼 수 있는 집을 구해 정말 씐났었다. 그런데. 좋은 일에서 좋지않은 면을 기가 막히게 포착하시는 오마니께서, 어떤 헛헛함을 토로하신 거다. 그 얘길 듣고 나니 이미 예상도 했고 꽤 포기한 부분인데도 기분이 쭈욱 가라앉았다.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하늘을 날다가도 금세 추락한다. 마음가짐이란 그렇게 무서운 것. 긍정성이 필요한 것은 그래서다. 최근 무책임한 긍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고 나도 그런 건 엄청 싫다. 그런데도 내가 늘 긍정적이란 소릴 듣는 건, 기대치가 낮기 때문이다. 사람의 호의는 제 이익을 감싸고 온다. 그래서 제 이익이 없을 때도 호의를 베푸는 사람을 선량하다고 하지만, 그것도 '상식 수준'이.. 2012. 5. 23.
2011.12.17의 책상 몇가지 재미난 일을 생각했다. 매월 작업한 결과물을 제본해 두겠다는 것과 책상을 찍어보자는 생각. 뭐가 재밌냐구? 히히, 내가 재미없게 썼으니깐 그렇지... 나 혼자서는 무지 잼있겠다고 시시덕. 책상이 엄청 어지럽네. 뭐가 자꾸 쌓여가는 형국이다. 즈질 화면이라 티도 안나지만ㅠㅠ 최근에 지른 알록달록 상큼한 서류홀더에 시퀀스 정리한 걸 끼워놓고 왼쪽엔 이야기의 핵심과제를 프린트해 놓고 보면서 스토리 점검중. 오른쪽엔 참고서적으로 자리하신 [명탐정의 규칙]. 소설로서는 무척 재미없다. 내겐 필요한 내용이라 보지만... 싸늘한 날씨에 망토를 두르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어 즐겁다. 따뜻한 커피 한잔도 마셨고... 오늘은 일 좀 해볼까? ...싶다가도 바깥의 햇살을 보니 나가고 싶어.... 2011. 12. 17.
푸헤헤헤 카페 작업중 간만에 쑥양과 만나 카페베네에서 넷북을 투닥투닥 치며 작업중. 근데... 여기가 따뜻해서 그런가 눈이 더 피로한 것 같다. 아웅 졸려... (결론은 이거군) 왜 씬이 안 나가지? 일단 넘어가구 보자 생각하면서도 자꾸 거기서 맴돌고 있네. 에잇 에잇 이노무 집중력 망할 집중력! 카페 음악이 커서(그렇게 크진 않지만 은근 둥둥거려서) 이어폰도 못듣겠고 이 씬만 넘어가면 확확 나갈 거 같은데~ 웅웅웅웅 여튼 카페에서 작업중. 먼가 럭셔리함. ㅋㅋㅋ 2010. 11. 19.
글쓰기라는 기생충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가론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다. 공감되는 말이 많아서 한토막 옮겨본다. 저는 그때 이후로 작가의 처지를 몸 안에 촌충을 달고 살았던 호세 마리아라는 친구의 처지와 종종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취미로 할 수 있는 일도, 스포츠 삼아 할 수 있는 일도, 심심풀이 삼아 가끔씩 해보는 고상한 놀이도 아닙니다. 글쓰기는 그야말로 온 몸을 바쳐야 하는 작업이며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작업입니다. 자발적으로 선택한 복종의 길입니다. 이 길로 들어선 희생자들(행복에 겨운 희생자들)은 노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파리에서 사귀었던 친구를 보십시오. 문학은 끊임없이 파고들어야 하는 작업입니다. 작가의 몸 안에 척하니 들어앉아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하게 하면서 오로지 글쓰기에게.. 2010. 10. 10.
밑천이 일천함 제아무리 닉 혼비 씨가 '읽어야 할' 책 따위 무시해버리라고 해도 업계인으로서의 밑천이란 건 있기 마련이다. 세계문학이나 한국문학에 대한 내 밑천은 거의 고등학교까지의 독서가 대부분이라 동서양 문학을 섭렵한 지식인들을 만나는건 괴롭다. 오늘 어떤 따끈따끈한 시 평론을 읽었는데 머리에 쥐나는 줄 알았다. 굉장히 어려운 말들 투성이라서 처음엔 허세가 아닌가 했는데 읽다보니 가는 길은 어려웠지만 통으로 전해져오는 본질, 어떤 정신이 있었다. 온몸으로 썼다는 느낌의 좋은 글이었다. 여튼 그분이 책을 엄청 읽은 분인데, 대화 중에 내 밑천이 뽀록난 것은 당근이요 공부 안한다고 혼났다(?).;;;; 이거야 원. 읽지 않으면 죽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아니, 읽지 않으면 예의가 아닌 그런 상황을 만나게 될까봐 두렵다.. 2009.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