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200 97.9%의 추석 저렇게 둥근데 오늘 한가위 보름달은 97.9% 밖에 차지 않은 2% 안 둥근 달이란다. 뒤늦게 생각이 나 부엌 복도 큰 창을 열고 축축한 풀냄새와 함께 고개를 방충망에 바짝 디밀어 옆 건물 위 빼꼼히 걸린 달을 보았다. 구름 사이로 보이긴 할 거라던 그 달은 뿌연 만큼 2.1%의 부족함 따윈 보이지도 않는 보름달이었다.차례를 지내지 않고 아무도 오가지 않은 올 추석은 저 달보다 훨씬 부족하고 심심한 날이었다. 그래도 이런 한가로움을 바랐으니까 된 거 아니냐고 올 데도 갈 데도 없지만 있을 데가 있으면 된 거라고,97.9% 만큼의 소원. 그 만큼만 만족하게 그 만큼만 행복하게 여백을 느끼며 살 수 있기를.소원은 언제나 탐욕스런, 주세요 주세요의 향연이지만.. ㅋ 그리고 달은 늘 억울하다. 2017. 10. 4. 다정해 보이지만 실상은 엄마한테 일 시키고 난 주무르는... 착취의 현장;;근데 또 여기엔 나름의 변명이 있고.쉽사리 행복하다 말하지 못하는 건 이런저런 미안함 때문이 아닐까..그래도 뭐, 이렇게 보면 행복한 것 같아.(미래를 생각하지 않으면...) 2017. 9. 25. 하늘 요즘 하늘이 맑고 좋다. 오늘도.명징하다. 쾌청하다. 맑다.나만 빼고.나도 하늘이고 싶어. 2017. 9. 22. 지긋지긋 항생제 8월초부터 시작된 (7월 말인가?) 병원 꼬리물기가 항생제 장복의 부작용으로 극심한 변비를 일으켰고 목감기 탈출을 앞둔 나는 그만 소화는 잘 되는데 배출이 안돼 급체라는 어이없는 봉변을 당한다. 그리고 편두통. 이어진 탈수 탈진. 정말 오랜만에 오지게 아팠다. ㅠㅠ 변비가 이렇게 무서운 건 줄 이제야 실감했으며 그 변비 고치느라 못 쓴 항생제, 그 며칠 사이에 다 나아가던 내 목은 팅팅 붓고 기침에 가래에 코는 비염으로 번져 오늘도 약을 또 한아름 싸들고 왔다. 내가 생활의 패턴 뭐 이런 거를 잘 안 바꾸는 게으름뱅인데... 이번엔 안 되겠다. 정말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이러다 볼장 다 볼 거 같다. 손이 아직 덜 나았는데 (오래도 가지요, 사흘이면 딱지 앉는다던 119대원님 저 좀 봐여... 2017. 9. 18. 생각한다 속상하거나 꺾이거나 실망하는 게 아니라생각한다. 감정 아닌 생각을. 2017. 9. 11. 이전 1 ··· 3 4 5 6 7 8 9 ···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