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200 빨간 우울 사람들은 우울을 파랑색이라고 한다. 확실히 어떤 파랑은 오래 보고 있으면 한없이 가라앉는다. 근데 그런 색은 다른 색깔에서도 있지 않아? 어떤 보라나 어떤 빨강처럼. 그러니 파랑이 우울한 색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 색이 희망의 색이기도 해서, 일 것 같다. 희망과 희망고문 사이에서 오는 우울.... 자학과 침잠의 색, 그런 의미의 우울이 느껴진다. 요즘 나는 우울하다. 고 혼자 명명했다. (권위라곤 1도 없는 자가분석) 그것도 빨간 우울이다. 내 사전에 빨간 우울은 폭력적인 우울, 그니까 짜증과 울분에 가까운 우울이다. 누군가 톡 치면, 어떤 계기가 생기면 짜증이 튀어나오는 하루의 계획을 무너뜨리는 그런 짜증과 원망이 튀어나오는 빨간 우울. 그냥 잠을 설쳐서라고 생각했는데 왜 짜증이냐는 한마디에, 잠 탓이.. 2020. 1. 31. 빠져들고 있다.. 늦깎이 홀릭이라고 할까. 많이많이 감탄하고 응원하는 중. 철학이 있는 멋진 퍼포먼스. 삶을 잡을 줄 아는 사람들. 아티스트란 말이 아깝지 않아. 난 심오함을 느낀다고. 2020. 1. 24. 강제 휴식 매년 명절 무렵이면 꼭 두통이 도진다. 난 명절증후군도 아닌데... 이쯤 되면 조상님들이 이쁘다고 건드려서 그렇단 말이 합리적의심으로 여겨질 정도다;; 예전 두통은 관자놀이 쪽으로 왔는데 요 몇년은 눈썹뼈 쪽으로 와서 좌우를 훑고 간다. 편두통보다 이게 더 안 좋다는 거 같던데... 에잉 몰라. 다행히 이번 두통은 순수하게 두통뿐이라 먹기는 잘 먹지만, 일상생활이 정지됐다는 점에서는 그게 그거인... 강제 휴식. 머리가 아플 때는 머리를 비우라는 뜻으로 알아들어야 할까. 그래 다 비우자 다 내려놓자 하는 마음 한구석엔 새해맞이 액땜이기를. 2020. 1. 23. 이야기골 서핑중 지금 옆에는 6-7권의 책이 쌓여있고 깨알같은 몇장의 프린트가 빤히 놓여있다. 굽이굽이 이야기골을 타고 흐르며 이 파도가 어디로 데려갈까 생각한다. 서핑을 하듯 이 물결 저 물결을 갈아타보며 한치 앞만 보고 갈까 먼 길을 촘촘하게 예비할까 고민중. 암만 일해도 티 안나는 주부의 하루처럼, 멍청하게 모니터와 종이들을 쳐다보는 좀비 같은 내 머릿속은 제법 바쁘다. 일단 발을 떼고 싶기도 하고 더 큰 파도를 기다렸다 올라타고 싶기도 하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는 동적이고 즐거운 시간. 지지부진하고 초조한 시간. 2020. 1. 17. 작아도 내 떡이 일을 하다 보면.. 내 것이 재미 없고 가치 없고 작아 보일 때가 있다. 특히 내 맘에 쏙 드는 남의 떡을 보면, 내가 가진 떡이 평범하다 못해 맛대가리도 없어 보이곤 한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수십번은 졌네요. ㅋㅋ 내가 관심없는 거면 모르는데 하필 내가 가진 재료로 멋지고 커다랗고 화려하게 그것도 아주 맛있게 나온 걸 보면 나 저 떡이나 먹을까.... 이런 기분이 된다. 근데 뭐, 나도 떡은 있다 뭐. 부럽고 초라한 마음이 드는 건, 내가 아직 내 떡맛을 잘 몰라서일 뿐. 그래서 더 많이 부러워하고 더 많이 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진다면 까짓거 지고, 또 내 떡을 먹어본다. 오래 보아야 예쁘듯 오래 씹어야 다니까. 나 아니면 먹어줄 사람도 없는 거 맛나게 먹어서 남들이 침 흘리게 해야지. 작디작은 .. 2020. 1. 12. 이전 1 2 3 4 5 6 ···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