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족속81 노트 정리 벼르던 노트정리를 했다. 내친 김에, 찰칵. 맨 밑에 깔린 노트가 절판된 드로잉북. 저거 대용을 찾느라 애썼다...(맘에 썩 들진 않는) 나머지 세권이 아이디어 노트로, 잘 보면 그림이 군데군데. 맨 위쪽의 미니 노트는 서울시내의 편의점에서 충동구매한 후, 거의 10년을 함께한 일명 PD노트. 그런데도 반밖에 못썼다...;;; 양면을 써서 그래,라고 위로해 보지만;; 앞으로 계속 채워나가야지. 어떤 작가가 그랬단다. 좋은 글이란 자신의 아집과 편견이 잔뜩 들어간 글이라고. 옳다. 정말 옳은 말이다. 2007. 8. 7. 협상은 미끄러진다 욕망은 미끄러진다. 라캉에 대해 아는 말은 저거 하나지만 통찰력이 뛰어난 말이라 좋아한다. 욕망은 미끄러진다. 시시포스의 형벌처럼 완성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굴러떨어진다. [토니오 크뢰거]에 나오는 '가장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아파한다'는 말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이상 내게 기대하지 말라'고 선을 그어버리는 게 낫다. 처음엔 마음이 상할지 몰라도 뒷탈이 없고 점점 서로를 이해하게 되니까. 반대로, 처음부터 죽이 맞아(맞는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지만) 웃으며 시작한 일은 자신의 기준으로 끝없이 기대하고 그 결과 실망하게 된다. 기대해도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분명히 말해주는 것. 그것이 협상이다. 그래서 협상을 할 때는 항상 이것을 생각해야 한다. 나에게 어떤 메리트가 있는가. 말.. 2007. 8. 5. 이모티콘과 글 의외로 나는 인터넷이나 인터넷소설에서의 이모티콘에는 관대한 편이다. 발생환경의 특성도 있을테고.. 그 나름대로의 문화가 느껴지니까. (내가 잘 안보기도 하고. 하하;;) 그치만 일 쪽에서 그런걸 보면 멈칫!하게 된다. 분명히 의미 전달은 단박에 된다. 구구절절 글로 풀어 쓰는 것보다 훨씬 간명하게! 작업자들에겐 분명 그쪽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럼... 된걸까??????? 어차피 시나리오란 의미전달을 위한 것이므로 이모티콘도 효과적인 '어휘'로 보면 그만인가? 안될 건 또 뭐야. ...라기엔, 역시 좀 고집이 생긴다. 프린스를 뭐라고 읽던 상관없지만 기호 옆에 괄호 열고 '프린스' 괄호 닫고를 해줬으면 하는 심정과 비슷할까? 부가 설명이 아닌 '언어'로써의 이모티콘은... 어쩐지 불편하다. 그렇게.. 2007. 8. 4. 작가의 무덤 이 세계가 점점 작가의 무덤이 되어가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건 협력과 의사소통이지만 창작에서도 그렇다고 믿으면 곤란하다. 이야기는 다수의 아이디어의 총집합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곤란하고 (그러려면 돈을 많이 주고 일을 적게 시켜야 하건만) 작가를 감독의 부하 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곤란하다. 캐릭터나 연출에서 명작들을 짜집기 하겠다면 다들 미쳤냐고 하겠지만 유독 시나리오에서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무슨! 그럼 당신들이 쓰세요. 이 세계에서 몸값이 비싸질수록 할 일은 없어진다. 부동산 같군. 2007. 8. 2. 가끔은 동료가 있었으면 좋겠다 어째서인지 이 세계에서 동료를 만들지 못했다. 늘 혼자 일하고, 안면이 있던 작가들과도 연락하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생겨먹은건지, 아니면 첫단추를 그렇게 끼워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특별히 필요를 느끼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이건 함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함께 하는 분들은 대단하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나도 동료가 있었으면 좋겠다. 설명하지 않아도 척하고 알아듣는 동료.. 푸념해봤자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건데, 그래도 가끔은 외롭다. 오히려 대학 때 전공을 계속하는 친구들은 연락이 된다. 나는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들의 얘기를 이해하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내 일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대로 들어줄 뿐이다. 친구들과의 만남이 폭 넓지 않은 내 교류의.. 2007. 5. 15. 이전 1 ··· 12 13 14 15 16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