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이나 '독창성'에 신비적인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분절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 '이견'은 이를 통해 만들어진다.
-우에노 지즈코, ['나'의 메타사회학]
과감한 주장 없이 '왜 그런가'만 배우는 것은 소용이 없다. 거꾸로 말하자면, '왜 그런가'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만큼 과감하게 나서도 좋다는 뜻이다.
-하루카 요코,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읽는 책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에 나오는 글귀들이다.
각각 다른 챕터에 속한 글이지만 내게는 하나로 연결되어 읽혔다.
지난 10여년간 내가 글쓰며 한 삽질이 무엇인지 가끔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그건 직관으로 구현해오던 주제를 논리로 세우려던 노력이었던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혼자만 파악하느냐 남들에게도 설득하느냐의 차이일 뿐인데...
주제를 깊게 할 알맹이보다 그것을 솜씨 좋게 드러낼 '기술'에 천착하고 있었나보다.
중요한 건 내가 이미 뭘 알고 있는지, 그 생각이 남과 어떻게 다른지
'왜 그런가'를 답하고 '왜 이러면 안 되는가'를 물을 수 있는 심지.
그래서 마음에 꽂힌 또다른 문장..
사회학에는 풀어야만 할 문제들이 넘쳐 나고 있다. (....)
문제의 수만큼 답이 있다. 뒤집어 말하자면,
답하고 싶은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연구자이기를 그만두는 편이 낫다.
-우에노 지즈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