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책 리뷰.
20대를 이해할 수 없던 나에게 대단히 유익했던, 그리고 <피로사회>로 대두된 이 사회의 고질적 구조적 병폐가 어떤 식으로 나를 옭죄어 왔는지 조목조목 알려주어 통쾌했던, 대한민국의 괴물같은(=불쌍한) 20대의 보고서다.
사회학 강사인 저자가 여러 대학생들을 만나며 느낀 문화충격을 다양한 사례와 인터뷰, 토론을 통해 규명해 나가는 책으로,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IMF 이후 돈이 곧 목숨줄인 불안정한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하면서 -> 계층이동이나 구조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자기계발 논리에 빠져들게 되었고 -> 아파도 절망적이어도 남 탓하지 말자고 희망으로 채찍질하며 죽을똥살똥 공부했는데 -> 얼레? 왜 취직이 안 된대? 스펙을 더 쌓자 -> 얼레? 근데도 왜 안 된대? 노력을 더 하자 -> 얼레? 근데 왜 빚만 늘어? 난 열심히 했는데... 아냐! 패배자처럼 투덜거리지 말자. 그 시간에 힘을 더 내자. 살아남으려면...의 악순환 고리에 갇힌 것이 오늘의 20대라는 것이다.
사실 이 내용이 거의 전부다. 보기에 따라서는 중간부터는 동어반복인데, 다양한 사례와 근거를 들며 '힐링'이나 '멘토'열풍 등 다각도로 차근차근 전개해 나가는 저자의 설득력이 빼어나고 재미있다. (대놓고 히트친 자기계발서를 공격한 부분은 용감하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고. ㅋㅋㅋ 근데 나 그거 다 봤다는 거. 그래서 완전 공감했다는 거...ㅋㅋ쿨럭;;) 그러니 어찌 추천을 안 하겠는가.
지난 2년간 나를 답답하게 했던 난제들이 이 책을 읽고 상당수 풀린 기분이다. 현대 사회를 이해하고 납득하고 비판하기 위해서는 20대의 기형적인 시대정신을 알아야만 했던 것일까. (아니 뭐 난 작년부터 깨우침의 릴레이지만~ 푸훗.) 내게는 혜안을 열어준 책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어떻게 읽힐지 사뭇 궁금한 책이기도 하다. 궁금하면 한번 읽어보시등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