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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올해도 넘버링 261. 열두 번째 용의자

by 와옹 2020. 7. 12.

2019년 / 102분
한국, 미스터리

감독각본  고명성
출연  김상경, 허성태, 박선영, 김동영 외

한마디로... : 미스터리 추리물의 구조를 차용해 놓고 장르의 미덕을 배신한 청산되지 못한 역사 이야기

도입부는 이렇다.
김상경이 간밤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러 예술인들이 모이는 한 다방을 찾고, 
그곳의 문인들 화가들을 용의자로 수사를 진행한다. 
그럼 우리는 누가 범인이지? 왜 죽였지? 어떻게 밝혀내지? 
이런 걸 궁금해한다.
벗뜨 그러나, 그 부분이 아~주 맥 없음. 

지루하고 연극적인 초반부는 중간지점에 빨갱이 얘기 나오면서 잠시 흥미로워지는데,
거기서 완전히 빨갱이 친일파 쪽 이야기로 빠지면서 미스터리고 추리고 그냥 공중분해됨....
한마디로, 장르물이 아니다. 장르물을 기대하고 보면 절대 안 된다.
그렇다고 역사의 아픔을 잘 표현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암살>이나 <밀정>을 보는 편이 훨씬 낫다. 

연극적인 제한된 공간에서 연극적으로 펼쳐지는 저예산 영화라는 미덕, 
그 안에 어떤 메시지를 담으려 한 노력,
배우들의 후반부 열연,
이걸 빼면 엎치락뒤치락도, 미스터리의 궁금증도 증폭도, 반전이나 추리의 묘미도, 드러난 진실의 강렬함도 아무것도 없다. 일단은 영화로서 재미가 없고, 던지는 메시지도 질문에 가깝다. 이런 식으로 반복된 은폐의 역사... 힘없는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 뭐 이런 질문. 근데, 그 질문이 의미 있으려면 묵직한 상황을 던져줘야 하는데... 사람이 글케 많이 죽는데도 묵직함이 없다. 

오랜만에 맘먹고 본 영화가.......ㅜㅜ 오랜만의 비추 영화. 
이질적인 장르를 혼합하려면 어느 정도 장르의 미덕을 갖춰야 한다.
차라리 추리물의 분위기를 풍기지 않았더라면... 다른 종류의 미스터리나 스릴러로 만들었다면 좋았을 지도.
김동영의 연기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