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 119분
일본, 드라마
원작 소설 <중력 피에로> 이사카 고타로 作
감독 모리 준이치
출연 카세 료(이즈미 역), 오카다 마사키(하루 역), 코히나타 후미요(아부지 역), 스즈키 쿄카, 와타베 아츠로
한마디로... : 연쇄강간사건에 관련된 한 가족의 사랑법
수년 전 소설을 읽었을 때, 그 방대한-잡학다식한-지식에 감탄했고 정적이면서도 긴장감 있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상당히 좋은 말이 많은 책이다... 라는 생각에, 다시 읽을 줄 알고 몇년 소장하다가 안 읽고 팔아버렸다. ㅋㅋㅋ 이게 뭐야.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는 방법은 즐기는 것, 무거운 일일수록 가볍게 말하라는 작가 특유의 시각이 '강간''살인''방화'라는 어두운 소재를 밝게 중화시킨다. 가볍지만 깊고 따스한 이야기. 무척 좋고 감동적인데 어느 순간 기억에서 흐려져 가벼운 기억만 남은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고 바로 영화를 보면 정말! 재미없다... ㅠ.ㅠ
영화 아주 날로 먹었구나! 이런 느낌이 들고, 일본 특유의 느릿한 템포와 뿌연 색감이 영 몰입이 안 되더라.
결정적으로 그래피티! 기대했던 그래피티가 너무 안 이뻐서! 날로 먹었구나라는 확신이 들며... 도저히 볼 수가 없었던 영화다.
소설의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지금 다시 보니 훨씬 낫고, 1/3 정도 지나면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재미있어진다.
영화적으로 근사한 부분은 역시나 없지만, 이야기가 좋다는 생각은 여전히 든다. 아, 이런 이야기였지...하며.
주인공인 카세료와 오카다 마사키보다는
부모로 나오는 코히나타 후미요와 스즈키 쿄카가 좋다. 와타베 아츠로는 우정출연 수준이고...
자막에서 이따금 번역을 왜 저렇게 했지? 싶은 부분이 있는데...
스스로 생각해라, 를 이겨내라,로 번역한 건 좀 아니지 않나? 다녀올게요를 이따 봬요로 한 것도 뉘앙스가 좀 다르고.
뭐, 영화 자체가 소설이 전하는 오묘한 메시지를 다 담지 못한 인상.
둘 중 하나라면 단연코 소설을 봐야 한다. 영화는 쏘쏘지만 책은 분명 좋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