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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재작년부터 넘버링 141. 이미테이션 게임

by 와옹 2015. 12. 13.

2014년 / 114분
영국, 미국, 드라마


감독  모튼 틸덤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엘런 튜링 역), 키이나 라이틀리(조안 클라크 역), 매튜 구드, 알렌 리치 등


한마디로... : 천재수학자가 전쟁을 만나면...


해독 불가한 나치의 암호기계 '이니그마'를 해제해 전쟁을 끝내려는 천재들의 노력!

....이런 영환 줄 알았다. 
주요 소재가 그런 거긴 해도 그런 영화는 아니었다. 
오히려 전쟁을 끝내려고 했으나 오히려 전쟁에 이용된 천재 수학자의 아이러니한 삶을 그린 영화였다. 
너무나 똑똑해서 난공불락의 암호에 도전했고, 그 성과는 기밀에 부쳐졌으며, 그걸 위해 선악이 뒤섞인 선택들을 했으나... 끝내 행복할 수 없었던 앨런 튜링.
다 보고나면 담담하면서도 먹먹한 슬픔이.. 조금은 억울한 느낌이 들어버린다. 
내 곁의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전쟁이 아닌, 오로지 이성적으로 장기말을 두는 전쟁의 비애. 
전쟁의 키를 쥔 것은 주인공들 같았으나, 그들 역시 희생된 장기말에 불과했다는 기분. 그런 비애감이 드는 영화다. 
내용중에 셜록 시즌2 1화에 잠깐 언급되는 '코번트리'와 비슷한 상황이 나와서 (하필 내가 셜록을 막 보고 본 터라) 그 사람이 너였던 거냐?! 싶은 공교로움에 피식 웃고 말았다. 아.. 셜록도 다시 보니 너무 좋아서 정주행 중인데.. 이 얘긴 또 다음에 하고.

앨런의 소년시절과 전쟁중이던 1940년 전후, 그리고 1951년 현재를 오가는 복잡한 구성인데도 차분하게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다는 것, 셜록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섬세한 연기, 키이라 나이틀리의 매력과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주제의식 등이 좋았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내요."
"나는 뭔가요? 기계인가요 사람인가요, 전쟁영웅인가요 범죄자인가요?"

-극중 앨런 튜링의 대사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구나. 셜록만 봐선 임팩트 있다 정도였는데 연기가 참 좋더라... 정말 좋았다.
(그리고 셜록 때도 그렇더니 게이 돋.. 아니 무성애자 돋아 ㅋㅋㅋ 어쩜 이런 無케미의 케미가 풀풀 날리는지!!!)
주인공 하나만으로도 볼만한 영화. 잔잔하지만 몰입된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