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 108분
영국
감독 우디 엘런
출연 이완 맥그리거, 콜린 파렐 외
한마디로... : 불 보듯 뻔한 파국을 무시하고 인생을 건 형제의 비극
카산드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예언자로, 아폴론의 사랑을 거부해(혹은 버려질 걸 미리 알고 거절해) 아무도 그녀의 예언을 믿지 않는 운명에 처한다. 그녀의 예언을 무시한 트로이는 물론, 모든 걸 알고 있던 본인조차도 파국을 맞는 비극의 주인공. 여기서 나온 카산드라의 꿈은 '불길한 예언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단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 영화의 카산드라 드림은 범죄에 대한 테리(콜린 파렐)의 양심과 주저함이었던 것 같다. 주인공 형제 가운데 이안(이완 맥그리거)은 철저히 욕망지향적이고 테리는 인간적이며 나약하게 그려진다. 대조적인 두 형제가 이익을 좇아 나쁜 일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중반 너머까지의 이야기이고 후반부는 그 선택으로 인한 여파가 몰아친다. 몰아친다는 표현은 좀 안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후반 흡인력이 좋았다. 카산드라 드림은 형제가 첫 장면에서 산 보트 이름이기도 한데, 따지고 보면 모든 뒤틀림이 무리하게 이 보트를 산 데서부터 출발한다. 그런 식으로 보면 의미가 다 촘촘히 엮여져 있는 게, 구성의 달인인 듯?
약간은 <태양은 가득히>도 떠오르는 비슷한 류의 드라마. 우디 알렌의 전작들-<매치포인트>, <범죄와 비행>-과 맥을 같이 하는 범죄드라마라고 한다.
콜린 파렐의 불안한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삼촌님과 조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