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 114분
한국, 드라마
각본감독 이도윤
출연 지성(현태 역), 주지훈(인철 역), 이광수(민수 역) 등
이 영화의 카피는 [친구를 의심한 순간 지옥이 시작되었다] 이다.
근데, 그런 얘기였어.......?
아니잖아... 오히려 어긋난 선의에 관한 얘기잖아, 이건...?
내 금쪽같은 시간을 할애해 '참고'하기에는 카피와 너무 동떨어진 영화.
그게 아니더라도 별 재미가 없었다.
세 배우 중에서도 특히 주지훈의 연기가 호평을 받았는데, 글쎄요, 재발견이라고 하기엔 난 주지훈이 이 정도는 할 거 같았다. 이광수의 진지함은 새로웠고 지성의 연기는 감독의 의도가 느껴진달까, 지나친 절제가 오히려 작위적인 느낌을 준다. 감독이 그런 연기를 원한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도 참 드문 경우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결말부에서 현태의 태도다. 외면한 것인지 아닌지 모호하게 처리했는데 이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그 후에 인철이 남긴 것을 보고 어떤 감정이 되는지는 전혀 드러나지 않아서, 많은 호평들이 이야기하는 믿은 친구와 안 믿은 친구의 아이러니한 결말 같은 것은 전혀, 전혀전혀전혀 와닿지 않았다. 거기까지 모호하게 처리하면 결국 무슨 얘길 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는 걸? 그걸 간파한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요전에 본 <다우트>가 엔딩에서 던지는 모호함과는 성질이 다르다. 이건 깊게 생각해볼 마음이 안 드는 그런 모호함이다. 의도는 예리한데 무책임하게 던진 느낌? 인생의 아이러니한 모습들을 (반듯한 현태가 애증하는 반듯하지 못한 어머니, 비리와 돈관계만 남는 죽음, 잘 살아보자고 한 일이 비극을 초래하고 고교시절 우정의 하이라이트가 의심의 출발점인 등) 산만하게 늘어놔서 한방이 잡히질 않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 것이 현실적이라 좋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영화로서 하려는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리고 뭣보다 재미가.... 무난한데 흥미롭지 않은 채로 영화의 대부분이 흘러가.
(아마도 감독이 의도했을) 현태의 캐릭터가 자신에게 닥친 사건들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아서인 듯하다.
모범생이든 원래 절제된 캐릭터든 뭐든간에, 그런 복잡한 충격은 표현해줘야 보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지, 끝에 가서 옛날에 너 이랬지 우리 엄마 저랬지 그때 나 이랬다 얘기한다고 갑자기 공감이나 반전느낌(?)이 밀려들진 않는다구요.
어쨌든, 젤 착해 보이는 사람이 제일 냉정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는 결말은 재미있었지만,
의심의 지옥 어쩌구하는 카피랑은 안 맞는다는 거.................-"-;;;
난 속았어. 날 속였다구. 저 카피에서 기대한 건 이런 내용 이런 전개가 아니었다구.
그게 나의 감상.
대체 이걸 보고 어떻게
이걸 떠올린 거여?
떠올린 게 아니라 관객에게만 사실은 이랬다고 전달한 거라면
굳이 현태의 회상으로, 그것도 자기가 자기를 바라보는 모습 같은 걸 넣어서 헷갈리게 한 건 뭐냐구.
주인공이 마지막에 갖는 감정, 그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여전히 의심 속에 있는지 의심을 벗는지
그 정도는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님메? 매에에에에.... (양의 해 기념 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