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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열차

정직한 약자들이 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by 와옹 2010. 12. 20.
부제 : 슈스케2와 동방신기와 시크릿가든과 성스가 비추는 우리 사회 (뭔 소리래)


존박의 디지털음원이 발표되자마자 성급한 평가기사가 나오는 걸 보고 참 쓴웃음이 났다.
동방신기 2인조 발표를 둘러싼 그들의 입장과 양분되는 팬들의 반응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슈스케2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은 존박이나 JYJ가 무슨 약자냐 하겠지만, 인기가 많든 적든 대형 기획사를 업지 못한 개인들은 약자일 수밖에 없다. 대형기획사를 사이에 두고 서로 상처입을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모두 가여운 약자다. 그나마 슈스케 출연자들은 아직 건강한 약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꿈에 부풀어 소속사를 찾는 그야말로 갓 태어난 신인들이기 때문에, 제발 좋은 곳을 만나 제대로 제 꿈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과거, 성공이 곧 행복이었던 시절에는 공부 잘하고 열심히 사는 것이 사회의 비전이었다. 이렇게 하면 잘 살 수 있다. 좀 후진국스럽긴 해도 20세기 대한민국에는 뚜렷한 성공과 행복의 구조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없다.
21세기의 대한민국은 초딩 때부터 누구나 죽어라 해대니까 타고난 재능과 배경, 남의 실수로 얻는 요행이 없고서는 정직하게 노력만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코피 터지며 공부해봤자 적당한 대기업에 들어가 45세 퇴직이나 모면하면 다행인 그저그런 인생이 보통. 결국 자녀를 걱정해 외국으로 나가거나 아니면 권력에 기대어 성공하거나 도 아니면 모인 장사(포장하면 전문직)에 뛰어드는 수밖에 없다. 정직하게 살수록 고달파진다.
즉, 오늘날의 비전은 돈 있고 빽 있어야 성공한다 쯤 될까?


그렇기 때문에 슈스케2의 출연자들이 잘 되길 바라는 거다. 정직하게 자신들의 꿈과 재능만으로 음악계에 입성하고 하고싶은 음악을 하면서 성공할 수 있다면, 그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이 사회도 희망이 있다고 느껴질 거 같아서. 말하자면 그들은 이제 막 난 새싹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와도 같은 젊은이들이다. 그러니 섣부른 평가절하로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건 제발 자제해줬으면 좋겠다. 비판부터 앞세우지 말고 너희들이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알아줄 거라고 따뜻하게 격려해주면 좋겠다. 동방신기도 자꾸 편가르기만 하지 말고 그 전에 공정한 기회부터 줬으면 좋겠다. (계약 자체가 공정하지 못하지만 현재의 활동만이라도 공정하게.) 
정직하게 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고 믿게 해주면 안되는 걸까?

아리스토텔레스가 모든 것엔 텔로스(되어야 할 최종목적:目的因)가 있다고 했단다.
우리 사회의 텔로스는 무엇일까?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
나는 정직하게 살면 복받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이 역시 매우 후진국스러운 비전일지 몰라도.
정직한 약자들이 잘 살고 서민이 사회지도층이 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