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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공연.예술

춤극 [가야]를 보다!!!

by 와옹 2009. 9. 21.
흑흑흑. 이 얼마만의 문화생활인가!
초대권과 할인권이 아니면 공연장 가기 힘든 몹쓸 버릇이 들어... 50프로 할인에 덥석 문 공연.
쌍둥맘 양, 그리고 권해준 소나무 양에게 캄샤!
별 생각 없이 친구 보러 간 공연이었지만 국수호 선생님 작품이라길래 '그럼 볼만하겠지' 생각했고,
역시나.
당대의 한국무용 안무가 중 스케일이나 화려함은 정말 최고인 듯 하다.

우선 음악이 너무 좋았고
음악과 척척 맞아떨어지는 남성군무가 압권이었다.
의미 없이 그냥 멋있는 춤! 국수호 샘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 흡족한 볼거리를 제공하신다.
안무가 스스로 반 정도는 아쉬운 장면이라고 했지만,
1,2막 모두 설마하는 엔딩이긴 했지만,
오프닝에서 다카판 엘리자베스 오프닝과 보지도 않은 좀비영화가 떠오르긴 했지만,
상당부분 음악과 해설에 묻어간 면이 있지만,
우륵의 내면 표현이 매우 약하긴 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춤극이었다.

한국춤 특유의 한스러운 정서보다는 Show라는 느낌이 강해서
비장한 분위기가 흘러도 가볍게 볼 수 있었다.




의상도 너무 예뻤는데
무대 위에서 조명 받은 옷의 색감은 이 사진들보다 더 화사하고 뽀얗다.
최근 젊은 미술가들이 모니터 색감처럼 쨍하고 형광빛이 도는 컬러로 사실화를 그려
현대적인 감각을 내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 있는데,
이번 무대도 딱 그런 느낌. 모니터 색감같은 화려한 -그러나 깔끔한- 컬러가 돋보였다.



이건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결혼장면 같은데 실제 공연무대는 이렇게 어둡지 않다.
모니터 색감이 연상될 정도로 온통 화사~.

전체적인 구성은 [호두까기 인형]을 보는 듯했다.
기본적으로 우륵이 남겼다는 12악곡을 각 장의 제목으로 하여,
가야인(가야혼?)의 부활-김수로왕의 결혼식-우륵의 가야금&12악곡 제작-다시 기억 속에 묻히는 가야. 
...라는 굵직한 틀 사이사이에 결혼 축하연과 악곡을 형상화한 춤들이 나열되고 있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은 '위대했던 가야를 추억한다' 이거 하나 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볼거리라
드라마를 기대한 관객은 어리둥절할 수도 있다.
우륵의 고뇌나 창조의 희열이 제대로 묘사되었다면 훨씬 드라마틱했겠지만,
드라마보다 박력! 감정선보단 볼거리라고 생각해~~ 이 공연은.
게다가 남녀 무용수들의 훈훈한 기럭지와 한폭의 그림이 되는 매력적인 움직임들이 있잖아.
전통적인 기교가 화려한 춤은 아니다. (그건 조흥동 선생님 쪽이 더 화려한 듯)
서양 춤을 보는 듯한 변용된 춤사위지만, 소나무양과도 말했듯이 멋지다. 그냥 멋져!
15년을 준비한만큼 역사적인 사실이나 상징물들이 군데군데 엿보이므로
화면으로 나오는 장면 소개글은 꼭 읽어야 한다...
불친절한 형상화 때문에 가야에 대해 찾아볼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의의라면 의의일까? ^^
오랜만의 해오름극장 나들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