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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날적이

조카들의 습격

by 와옹 2007. 5. 19.
빠듯한 일정을 무시라도 하는 듯이, 올케언니와 조카들이 우리집을 습격했다.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아이들은 귀엽구낭.
그다지 아이들을 예뻐하지 않는데도, 슬슬 사고치고 다니기 시작하는(15개월) 작은 조카와 이젠 다 키웠다 싶은 큰 조카(6살)는, 예상대로 나의 일을 방해했지만 예상 밖에 기분은 나쁘지 않다.

"저 방은 고모 오피스야. 일 방해하면 안돼."라는 말에 "오케이"한 큰 조카.
그 결과, 내가 방 안에 들어가면 입구에서 멈춘 채 빼꼼~히 들여다보는 게 아닌가!
어찌나 기특하고 귀여운지!
어릴 때 무척 애를 먹였던 유별났던 큰 조카라서, 이 맏언니 변신이 눈물겹다.

아이들이 잠든 9시부터 새벽 1시 15분까지는, 엄마-나-올케가 수다를 떨었다.
목소리가 갈라지고 눈이 벌개져도 재잘재잘재잘재잘....
셋 다 그리 수다 떨 일이 없는 환경인지라, 별 얘기도 안했는데 웃고 떠들고..
왠지 오늘 하루를 빼앗겼음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고료 지급일도 또다시 밀렸지만, 담당자와 통화하고 나니 화낼 수도 없는 상황. 어찌하리오, 안되는 일 되게나 만들어야지. 결국 또 마음을 고쳐먹었다. (몇 번 째 고쳐먹는지..)
오늘의 교훈이랄까, 느낀 점은... 의외로 '아이들'이 방해꾼은 아니라는 것. 나중에 오빠네 식구가 열흘 정도 머물텐데, 그때라면 충분히 일하면서 아이들이랑 놀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오늘 내일은 어렵겠지만.
까짓거 마감 하루 손해보면 어떠냐. 두달 밀린 고료가 며칠 더 늦어진들 못기다리겠냐.
생각을 고쳐먹으니 마음만은 평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