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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집요

[드라마] 신선조! (2) 주인공은 이들!

by 와옹 2007. 3. 25.
미타니 코우키... (신선조랑 웰컴Mr.맥도날드만 보면) 세련되었다곤 할 수 없어도 상당히 능숙한 작가다.
능숙함이란 곧 안전함, 자칫 잘못하면 식상할 수 있는 익숙함. 성패를 가름하는 건 오로지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역량이지. 이야기꾼, 필력하면 김수현이 떠오르는데... 미타니는 김수현에 비하면 잔재주를 많이 부린다. 대중적 코드나 장치라고도 불리는 그런것들. 신선조!의 초반에 잔뜩 등장하는 요소들이다..

첫장면은 역시나 무난하게, 전성기의 신선조에서 출발.
한사람 한사람을 폼나게 소개하는데, '신선조=시대착오적 사무라이들'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그냥 웃음만 날 뿐이었다. 오히려 재미있었던 건 과거로 돌아가서의 첫 씬.
갓 스물의 콘도 이사미가 한살 아래의 친구 히지카타 토시조의 여자관계를 수습하는 장면이다. 친구를 대신해 뺨까지 맞아주는 모습에서 콘도의 캐릭터가 한방에 드러난다. 반면 히지카타는 허랑방탕한 주제에 조금 더 복잡해서, 뚜렷한 이미지가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꽤 소요되었다. 바로 이 아이들.

단순무식순수의 콘도(캇짱)에 비해 히지카타(토시)는 흐리멍덩~. 뭐, 녀석의 인생이 당시 흐리멍텅했으니까 딱맞는 연기였을지도..? ^^
어쨌든 저 감정이입 안되는 헤어스탈하며, 사카모토 료마와의 만남 같은 것들은 사실관계를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살짝 어색했다. (알고보니 료마와의 만남은 작가의 창작)
많은 것을 설명하려는 첫회의 부담감이랄까, 작위적인 냄새가 폴폴 났다.
예를 들면 이런 것도.

미국에서 온 흑선을 보러갔다가 캇짱과 토시가 해안에서 주운 코르크 마개.
이들의 우정을 상징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라는 것은 지겨울만큼 많이 써먹은 코드잖아!!
아아~ 이 대목에서 흥미가 반감되었다구.
그러나,

이들을 보라..!
이 촌놈들이 주인공이란다!!!
그렇다, 이쯤되면 드라마가 캐릭터 중심으로 흘러가리란 것을 눈치빨로 알 수 있다.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다소 작위적이어도 상관없다.
아니, 아주 내친김에 갈데까지 가보는 거다. 이렇게...!


그러나 시리즈 초반에는 그저 영리하다는 인상 뿐, 필력을 느낄 수 없어 심드렁.
영리한 드라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무심코 넘긴 씬 중에,
아뿔싸, 코지군이 49편을 통털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는게 아닌가!?
그렇담 짚고 넘어가야지! ^ㅁ^;


"토시, 우리 도장에 와! 둘이서 뭔가 큰일을 해보자!"
오오.. 캇짱(콘도)의 이 순수한 웃음 공격엔 작위적이든 뭐든 호감이 생기더라는!!

"생각해보고!"
그걸 또 한번 튕겨주는 토시. 남녀 사이도 아닌데 뭘 튕겨?

서로 다른 길을 가면서 함께 가자고 외치는 두 사람의 이 장면.
야마모토 코지에겐 이 장면이 토시(히지카타)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이제 드디어 시작이란 느낌으로 머릿속에 남아, 이후 파국을 향해갈수록 가슴 아픈 기억으로 되살아났다고 한다.
그만큼 히지카타 토시조 역에 깊이 빠져있었다는 거겠지. 자신과 배역의 경계가 모호해져 끝나고 좀 힘들었다고 할 정도로..

어쨌든 지금은 무사인지 농사꾼인지 분간 안되는 이 두명.
그다지 특출난 점도 비전도 없어뵈는 이런 평범한 주인공이 신선조!의 첫번째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