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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집요

다카라즈카판 신선조「誠の群像」

by 와옹 2007. 3. 25.
1997년 호시구미(星組)에서 상연한 「誠の群像」.
麻路さき(히지카타 토시조 역), 稔 幸(야마나미 케스케/에노모토 다케야키 2역), 月影 瞳 주연.
야마나미와 에노모토를 니방테인 미노루 코-에게 맡겼다는 것은 재미있다. 1막에서는 콘도보다 야마나미를, 2막에서는 에노모토를 중요하게 취급한 셈인데... 야마나미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이라던데... 드라마에서도 무척 비중있게 다뤘다. (다카판 야마나미는 너무 귀엽다^^)
다카판에서의 콘도 이사미는 무책임형 리더로 그려지므로.. 논외로 하고.
소자부로인가.. 동성연애 사건의 중심인물이었던 예쁘장한 대원이 나오는데,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설마 콘도-히지카타(싱고-코지) 커플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작가 자신이 '연인같은 사이'라고 표현했으니 뭐;;)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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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토노 군조]의 오프닝.
히지카타 토시조 역의 아사지 사키.
(히지카타 뒤로 보이는게 콘도 이사미였을거야. 지금 확인불가;;)

이 늠름하고 박력 넘치는 자태를 보라.
내게 히지카타는 이런 이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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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카츠 카이슈 역의 시부키 준.
오른쪽은 사키 히지카타.
카츠 카이슈의 캐릭터는 드라마랑 좀 비슷한 것 같지만... 원래 시부키 준의 스타일인걸, 진지해도 껄렁껄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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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이케다야(池田屋)!
2층 세트를 구현하려 노력했구나....제법 멋지다.
딱 보고 '이케다야구나!'하고 느꼈으니 성공한거지? 어딘가 칙칙한 분위기하며.. 드라마와 비슷한 느낌.
드라마에서도 특별히 이 이케다야 세트만 2층으로 지었다고 하니, 신센구미 최대의 사건이긴 한가 보다.

잔인한 장면도 멋지게 폼 잡으시는 사키 히지카타. 이케다야 습격을 진두지휘한다.
드라마에서는 싱고 콘도가 다해먹고
코지 히지카타는 끝날 때 쯤 짠!하고 나타나서 '기다리게 했군!' 같은 대사나 날리는데.
뭐, 그 대사가 명대사라는 둥 멋져서 많이들 따라했다고 하지만.. 다카의 폼잡는 대사에 익숙해서 그런지 나는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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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판에서는 히지카타의 연인이 등장한다. 보일락 말락 수줍은 사랑.
뭐, 수없이 많은 여인네가 따랐다니까,
하나쯤 진실한 사랑이 있었다고 해줘도 좋겠지.
뒷모습만 나온 츠키카게 히토미.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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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히지카타의 죽음.
그냥 긴 독백으로 처리했다.
솔직히 이 장면, 군더더기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옷차림이 양장으로 바뀌어서는 에노모토랑 몇마디 하더니 저렇게 혼자 죽다니요. 신센구미가 함께 싸우는 데서 마무리하는게 훨씬 극적이고 좋을텐데. 히지카타가 콘도 사후에 1년이나 더 싸웠다는걸 알면서 그럴 순 없었겠지?


어쨌든, [마코토노 군조]에서의 히지카타는 대단히 멋진 악역이어서, 하이쿠를 짓는 모습 등은 낭만이 느껴진달까... 악역을 자처하는 모습도 비장하고!
그래서 처음 드라마의 히지카타를 봤을 땐 "아.. 존재감 없네.. 사나이가 아니고 청년이잖아.." 하고 실망했다. (나중엔 엄청 좋아하게 되었지만)
콘도에 대한 해석도 전혀 달랐고(드라마에선 책임감 가득! 다카판에선 형편없는 오야지) 만화책에서 본 사이토 하지메의 이미지도 드라마에선 정반대로 온순했고, 천재검객 오키타 소지의 모습도 '청소년'의 느낌 뿐. 시청률이 점점 떨어진 것은 이런 기존 이미지와 다른 해석 때문이 아니었을까? 비판하는 사람들은 말투나 시대상황에 맞지 않는 장면 등이 있었다던데. 뭐, 거기까진 됐고. 그렇게 다르기 때문에 마니아층이 형성된 거겠지. 일본인이 아닌 나로선 이런 현대적인 연출이 보기 편했다.
어쨌든 여자들만의 다카라즈카 버전이 남자 투성이인 드라마 버전보다 남성적으로 느껴진다. 드라마에 나온 대사를 빌자면 '무사보다 더 무사답게!'가 아니고 '남자보다 더 남자답게!'려나..? ^^ 그게 다카라즈카지.
히지카타를 연기한 사키는 그 당시 어림잡아도 30대 초반. 20대 후반에 연기한 청년들과는 풍기는 연륜이 다를 수밖에. 49부작 드라마와 1시간 반짜리 무대라는 차이점도 있고.. 어쨌든 둘 다 매력있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