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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편두통은옵션

가끔은 동료가 있었으면 좋겠다

by 와옹 2007. 5. 15.
어째서인지 이 세계에서 동료를 만들지 못했다.
늘 혼자 일하고, 안면이 있던 작가들과도 연락하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생겨먹은건지, 아니면 첫단추를 그렇게 끼워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특별히 필요를 느끼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이건 함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함께 하는 분들은 대단하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나도 동료가 있었으면 좋겠다.
설명하지 않아도 척하고 알아듣는 동료..
푸념해봤자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건데, 그래도 가끔은 외롭다.
오히려 대학 때 전공을 계속하는 친구들은 연락이 된다. 나는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들의 얘기를 이해하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내 일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대로 들어줄 뿐이다.
친구들과의 만남이 폭 넓지 않은 내 교류의 전부이기 때문에, 환경이 다른 친구들은 내게 소중하다.
다르기 때문에 결국 똑같다고 느낄 때, 외롭지 않다.
사는게 정말 별거 아니구나 웃음이 나는가 하면,
사는게 왜이리 힘든가 한숨이 나기도 한다.
척하면 척할만큼 생활이 비슷한 동료들이라면 느끼기 힘들 것들...
그리고 안타깝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은 너무 친해져도 곤란하다.. 서로를 자극할 수 있어야 좋은 팀이 되니까..
동료란 필요없다고,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고등학교 때나 대학교 때를 떠올리면... 서로 밤새우며 몸 부대끼며 징글징글하게 싸우며 한가지에 대해 이야기했던, 그런 동료가 그리워지곤 한다. 그런 동료라면 한명 쯤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부터 만들어도 한 5년 후에나 그렇게 느껴지겠지?
나이가 들수록 순수한 사귐은 줄어든다. 내 경우, 웹에서 만난 사람들이 놀랄만큼 순수하다. 그런 만남이 없었더라면 나는 꽤 답답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동료 하나 없는 나에게.
하지만 이런 인간이 된 것도 친구 때문이었다.
절친한 친구 소나무 양은 내가 울듯이 하소연을 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있지, 결국은 네가 결정할 문제야. 남이 해줄 순 없는거라고."
대학교 1학년 때였다. 그때부터 나는 친구에 의해 절벽에서 떨어진 사자 새끼가 된 것이다. '기어올라오지 않으면서 뭘 어쩌란거야?'라고 말하는 듯했던 소나무 양. 너야말로 수도 없이 굴러떨어지니까 용서한다. 하하하!

곁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해야겠지. ^-^
퇴고만 남긴 시점,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