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상열차

산도의 추억 - 수학여행

by 와옹 2007. 11. 7.
초등학교 6학년 수학여행 때였습니다.
옆반 남자 아이가 빨간 보자기 두르고 슈퍼맨이다~하면서 콘도 베란다를 겁도 없이 건너고 있을 때, 저와 친구들은 크라운 산도의 하얀 속을 걷어내고 화~한 치약을 듬뿍 발라 담임선생님께 가져갔습니다.
학급위원에 오락부장에 선생님과도 친했던 저인지라, 담임선생님께선 의심없이 함빡 웃으며 받아드셨습니다... 걸스카웃 담당이셨던 삐삐처럼 생긴 여선생님이셨어요.
글쎄 기쁜 맘에 친한 선생님들을 모두 불러 드신 모양입니다.. 10분도 안되어 불려갔죠.
이글이글한 선생님들 가운데서 방글방글 웃고 계신 담임선생님...
글쎄 뭐라셨는 줄 아십니까?
"얘! 혼자 먹기 아깝다. 너네도 먹어!"
ㅇㅁㅇ 뜨악! 친구들 표정 사색 되고.. 한 친구는 거의 울더군요.
저는 만들면서 궁금하기도 해서 맛있다고 먹었습니다만..
아아! 치약 산도, 드셔보셨습니까? 치약을 아껴쓰자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골탕을 골탕으로 갚으신 담임선생님의 재치는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신가요? 사랑합니다~. 그때 선생님께 혼나지 않은 덕분에, 중학교 가서 답안지에 헛소리 썼다가 제대로 혼났습니다...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