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 132분
미국, SF
감독 JJ.애이브럼스
출연 크리스 파인(캡틴 커크 역), 재커리 퀸토(스팍 역), 사이먼 페그(스카티 역) 외 다수 + 베네딕트 컴버배치(칸 역)
한마디로... : 주인공이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을 무찌르며 진정한 함장이 되는 이야기...?
줄거리는 모르는 게 약이야~ 하는 분은 이 아래는 패스하시길. (근데 뭐... 별 것두 아니긴 해...)
스타트렉은 안 본 사람도 본 듯한 느낌이 드는 인기 시리즈라 기본 배경은 대충 알 거다. 탐사선 엔터프라이즈 호의 함장이 커크, 바가지 머리에 뾰족귀 외계인인 스팍이 부함장인지 1등항해사인지 그렇고, 이 둘이 감성과 이성 변칙과 원칙을 대표하는 캐릭터 되시겠고, 그 아래 줄줄이 고정 팀원들이 있다. 이들의 스토리는 영화에서 나올 틈이 없지만 하나하나를 활용하는 방법이 허투르지 않다.
덕후의 성공한 사례로 손꼽히는 사이먼 페그가 덕질하던 스타트렉에 합류해 그 팀원으로 나오는데, 주연급인데도 조연에 딱 맞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게 나름 인상적이었다.
대형 게스트 베네딕트 컴버배치는(아.. 미안하게도 바퀴약 이름이 자꾸 떠올라...컴배트였나...) 당연히 악역.
그리고 정말로 이 영화의 급을 올려준 느낌이다. 어쩜 저래 잘 어울린대?
어째 이 블로그의 흐름상 내가 빠순이 된 느낌의 멘트이긴 한데... 아직 콩깍지 아니니까 믿어도 됨.
난 이 영화 보면서 내내 "우왕, 건담 실사판 보는 느낌이야~"를 연발했는데, 왜 스타워즈도 아니고 하필 건담인지 생뚱맞지만... ^^; 아마도 오리지널 건담에 대한 향수가 있어서인 듯. 내 기억에 아무로와 샤아가 나오는 건담은 신파 섞인 성장드라마이면서 딜레마와 싸우는 심오한 만화였거든... 그래 딜레마. 이 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도 내 사랑 딜레마가 풀풀 피어오르지! 그리고 우주함대의 디자인이나 우주씬들이 가능한 한 저렴하게 멋지다는 것도 건담과 비슷한 느낌...ㅋㅋㅋ 아니요 비싼 영환 거 티 많이 나는데도 말예요~ ㅋㅋㅋㅋㅋ
주인공 커크의 입장에서 보면, 함장으로서 결격사유인 감정적 대응이 마지막엔 위대한 휴머니즘으로 꽃피운다...라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하나 두고, 보통은 여기에 냉철한 대응을 하는 (거짓말을 못하는 종족) 스팍과 대립각을 세웠다면 이번엔 '잔인한 버전의 커크'라 할 수 있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재미있어진다. 아니지, 베네딕트가 연기한 칸은 커크와 스팍을 합친 잔인한 버전이라고 해야 맞을 듯하다. 한마디로 초강력 적이면서 닮은 구석이 있다는 것이 뽀인트.
아아 이 시점에서 은영전의 얀 웬리와 라인하르트가 떠오르는구나~. 진정한 맞수는 적이면서 친구라는 낭만적인 기대가 생기는 지점! 이런 익숙한 관계 설정에서 기대와 다른 행동들이 나오면 더 재미있지. 그렇다고 막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닌데 아군이 적이 되고 적이 또 적이 되는(응?) 흥미진진한 전개가 다 이 맞수 설정에서 나온다! 그러니 칸의 역할이 엄청 중요한 스토리이고 거기서 진정성 넘치는(근데 만화 같은!! 이게 포인트) 연기로 녹아든 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박수를 안 보낼 수 없다는 이야기.
그러니까, 입덕은 아직 안 했고요 그냥 호감 업된 배우인데요 보는 족족 기대 이상을 해주더라는 얘깁니다요.
주인공 크리스 파인과 재커리 퀸토는 기존 배우들의 이미지를 계승하다 보니 (특히 이런 강력한 악역이 있는 스토리에선) 그리 인상적이진 않았다. 솔직히 주인공 포스는 베네딕트가 더...ㅠ.ㅠ 그래요, 이 모든 게 나의 편애일 수도 있다는 거... 반쯤 인정하면서,
근사한 악당이 나오는 우주SF물, 추천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