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 116분
일본, 코미디
각본 미타니 코키
감독 나카무라 슌
출연 시오미 산세이(배심원장 역), 토요카와 에츠시 외
한마디로...: 배심원의 평결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처음의 관점이 새롭게 바뀌는 이야기
2014/12/29 - [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 작년부터 넘버링 97. 12명의 성난 사람들
시드니 루멧의 <12명의 성난 사람들 12 Angry Men>에 착안한 패러디 영화.
원제는 <12닌노 야사시이 니혼진> 이다. (히라가나 귀찮..ㅋㅋ)
패러디라고 해도 이 정도면 고급진 변주. 솔직히 나 오마주와 패러디 잘 모르겠는데 같은 소재 다른 해석의 영화였다.
초중반은 상당히 평범하고 루즈해서 원작을 제대로 비꼬지도 뛰어넘지도 못하는 아류작이라 생각했다. 1시간 보고 끊으려고 했는데, 근데... 미타니 코키는 역시 천재네. ㅋㅋㅋㅋㅋ 원작이 단순하게 흑백이 뒤집히는 이야기였다면, 이건 흑백이 진흙탕으로 섞여서 엎치락뒤치락한다. 논리에 의해 치고받는 서구다운 원작을, 논리파와 감성파가 대립하는 그야말로 동양적인 드라마로 바꿔놓는다. 논리가 없어 답답하던 인물들이 논리적 지원군이 등장하면서 뜻밖의 지점들을 포착해내는데, 바로 이 부분이 엄청 일상적이면서도 그럴싸하다! 뒤로 갈수록 원작의 묘미를 그 이상으로 잘 살려낸 수작.
원작의 이야기가 얼마나 폭력적이냐고 했던 감독이 미타니 코키였나?
웬지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강압적인 분위기, 다수결 합의의 폭력성 같은 걸 비꼬니까...
인내심을 갖고 보면 (원작을 안봤다면 첨부터 재밌을지도) 만족할 영화.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