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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재작년부터 넘버링 125. 런치박스

by 와옹 2015. 8. 6.

2013년 / 104분
인도

감독  리테쉬 바트라
출연  이르판 칸(사잔 페르난데스 역), 님랏 카우르(일라 역), 나와주딘 시디퀴(셰이크 역)

한마디로... : 잘못 배달된 도시락으로 치유되는 인생, 스며드는 사랑


훈남 아저씨 이르판 칸 주연의 영화.
도시락 배달 오류로 도시락 쪽지 펜팔하는 이야기는 어딘가 낯익지만, 
그래서 더 아날로그 정서에 젖어드는 그런 이야기.
주부 일라는 도시락이 바뀐 줄도 모르는 남편 대신 밥을 싹싹 비운 정체 모를 남자와 쪽지를 주고받다 서로의 외로움을 느낀다. 가슴 깊은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익명성을 넘어 둘은 어느 순간 얼굴을 마주하고픈 마음을 갖게 되는데...

퇴직을 앞둔 쓸쓸한 남자의 인생이 도시락으로 치유되는 이야기는 <쉘위댄스>를 떠올리게 하고
남녀주인공이 단 한번도 만나지 못하는(딱 한씬 같은 공간에는 있으나) 것은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을 연상시킨다.
사잔의 이름을 노래로 알려주는 방식이나 중대발표(?)를 보여줄 때 연출의 밀고당김이 편지가 오고가는 반복의 지루함을 즐거운 기다림으로 바꿔준다. 막판에 둘이 서로를 찾는 방법이 당연스러우면서도 재치있고
얄밉게 마지막을 안 보여주고 세련되게 끝나는 엔딩이 제법 산뜻하다. 
최소한의 인원 최소한의 시공간으로 남녀의 소통을 그려낸 수작. 
음. 괜찮네. 훈훈하다.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준다'
이걸 보고 <첸나이 익스프레스>가 그냥 나온 얘기가 아닌가보다 했다. ㅋㅋ 
딱 그런 얘기.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