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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재작년부터 넘버링 114. 괴물

by 와옹 2015. 7. 13.

2006년 / 119분
한국, SF...?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 외 + 괴물(목소리 오달수)

한마디로... : 괴물에게 납치된 딸을 찾기 위한 한 가족의 고군분투


이제야 괴물을 봤다! 으하하하. 
초반 30여분은 깔깔거리며 봤고 중후반은 지루하게 봤다. 
다 보고나니 이거 장르물 맞어...? 싶더라는.
괴수물인 줄 알았더니 재난물에 가깝고, 재난물이라 하기엔 사회풍자가 더 도드라지는 영화. 
긴박감이 떨어진 중후반은 그닥 재미있진 않은데,
감독의 키치한(?) 쌈마이(?) 감성이 독특하고 
괴물마저 피해자로 만들어버리는 특유의 시각이 (인간이 만든 재앙 처음부터 끝까지!)
뭔가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것 같은데.. B급 혹은 인디 감성 충만한데..
그래서 독창적이라는 느낌이다. 

재미는 그냥그냥인데 메시지가 인상적이란 점에서 <설국열차>랑 비슷.
설국열차의 코믹 버전이 괴물, 괴물의 심각하고 세련된 버전이 설국열차 같다.
코믹한 느낌은 약간 채플린 영화랑도 비슷하고 
감독의 깨알 디테일과 오만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이미지들, 상황 풍자들이 아주 좋았다.
왜 설명을 안해주고 속여먹고 지들 맘대로만 하느라 사람 말을 안 들어주냐고~~~! 이런 아주 심플한 답답함. 10여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한 아니 더 심해진 현실 그 자체. 달라진 것 없이 더 나빠진 대한민국...

재미가 별로 없다고 했지만, 장르의 관습적인 재미가 없어 몰아치는 맛이 약하다는 의미이고,
오히려 천편일률적인 장르적 재미에 독창성을 엿바꿔 먹은 요즘 한국영화들과 비교하면 성전처럼 떠받드는 그 '재미'가 다른 걸로 채워져도 좋지 않냐는 생각이 든다. 이런 풍자정신이나 작·감의 통찰이 주는 재미도 엄연히 있는 거니 말야.

괴물은 그런 영화다. 이게 히트치다니 우리 관객 수준 참 높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