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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한드

ㄷㅁ-이토록 비겁한 러브라인이라니

by 와옹 2015. 4. 6.


이미지 - 웹에서 펌... 문제시 삭제함다.

국내 최초 폐인 양산 드라마 <다모>를 이제야 보았다.
난 폐인은 못되겠던데...? ㅋ 
곳곳에서 무협지와 홍콩느와르의 향기가 느껴졌는데도 어중간했던... 치밀한 고증과 인물관계는 묵직하고도 절절하고 현실적인데 그런 와중에 대놓고 와호장룡이나 무협액션이 내겐 꺼끌꺼끌. 

여하튼, 이서진도 열연이란 걸 하는구나 알게 되었고
하지원은 예나 지금이나 독보적인 여배우고
김민준은 마무리가 좀 아쉬웠지만 매력 있었고
그 외의 출중한 조연들도 비중을 떠나 열연해준 드라마. 

근데, 새드 엔딩도 좋고 이질적인 퓨전도 좋고 대놓고 대륙 스따일도 다 좋은데...
이 러브라인은 너무 비겁하지 않아? (이하 회색 스포 알아서 건너뛰셈)
아니 인간적으루 이복도 아닌 친남매 설정을 왜 그따위로 활용했냔 말이지!!! 
제일 나쁜 게, 여주가 마음이 흔들리는 최초의 계기가 오빠가 아닐까 의심한 그때라는 거. 
덕분에 장성백에 대한 마음이 진정한 사랑이라기보단 혈육의 끌림처럼 보이는 거다. 
그래서 여주의 마음이 한없이 흔들릴 때도 그 사랑을 응원할 수 없었다는 거. 어머어머 사랑하면 안돼~~~ 요게 아니라, 얘, 너 그거 사랑 아닐 거야~ 요런 기분으로 보게 한다능. 
그래놓고 여주가 주인공인 척하던 줄거리는 알고 보면 이서진 원톱 스토리. 남주가 나랏님까지 독대하는 마당에 악당에게 속는 섭남이 매력적으로 보이겠냐고요. 남주보다 섭남 좋다는 여주를 응원할 수 있겠냐고요. 세사람의 트라이앵글이 이서진 쪽으로 확 기운 후부터 이 드라마의 러브라인은 망쪼를 탔다고 본다. 팽팽한 삼각편대 유지했어야 하는데.

물론, 닿을 듯 닿지 않고 사랑해서 외면해야 하는 안타까운 사랑은 절절하고, 가슴 아프게 명대사 줄줄 쏟아내 폐인이 나올만한 명장면이 무수해!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핀트가 나갔다고 생각한 순간 배신감의 쓰나미 느꼈을 거야... 그때부터 재미나 애틋함과는 별개로 허무함에 몸부림친 사람 있을 거라고. 나로서는 주체적인 한 여성의 사랑을 마치 기른 정 vs. 낳은 정 같은 '혈육' 코드로 애매하게 버무린 느낌이었다. 
엔딩은 <첩혈쌍웅>이 생각나버렸어... 그것처럼 유치하진 않고 절절했지만. 여하튼 그런 감성. 그래선지 난 그닥 새드엔딩이란 느낌 없었슴... 정확히 말하자면, 새드라 싫은 게 아니고 사랑인 듯 사랑 아닌 혈육 같은 러브라인이 싫은 거고 그 비겁함을 수습할 길은 새드엔딩뿐이라고 납득했다. 음... 악당이 불러냈는데 저희끼리 싸우는 게 좀 웃기긴 했지만... 걍 넘어갈 수 있어. ㅎㅎ

10년이 흐른 지금 봐도 잘 만든 드라마. 단지, 폐인이 못돼서 유감.
ㅠㅠ 되고 싶었다고 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