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류승범과 공효진만 기억나는
그치만 방영 당시 굉장히 좋아했던 드라마, <화려한 시절>.
정말이지 까맣게 기억 안 나는 출연진들은 다시 보니 화려 그 자체. 김영옥 할머니는 어렴풋이 기억 났는데 어머니 역의 박원숙, 새아버지 박근형은 오잉? 했다는. 그리고 더더더 오잉? 했던 주인공 두명이... 지성이랑 박선영이었어. ㅋㅋㅋㅋㅋ 난 왜 박선영 이모로 나온 김보연이 기억나는 거지? 여하튼... 강석우도 나오고 지금 보기 힘든 뜻밖의 출연진들이 (또는 지금은 떴지만 당시는 단역이었던 배우들도..) 잔뜩 나온다.
왜 제목이 <화려한 시절>일까 했는데, 다시 못 올 그리운 시절이란 의미였단다. 그런데 이야기 자체는 그렇게 (쎄시봉이나 써니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 오히려 주인공인 장남의 시점에서 보면 폭력에 가까운 그 시절의 '가족관'이 대체 뭐가 화려하냔 생각이 들 정도로 징하게 그려진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내가 나이 들어서 그런가 그 시절의 향수가 있어 그런가, 그런 끔찍한 가족애가 그런 해 뜨기 전 새벽 같았던 시대가 아픈만큼 찬란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비아냥의 대명사가 된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그 시절에 어울리는 캐치프레이즈다. 그 시절엔 그렇게 아파도 살아갈 수 있는 삶에 대한 희망이, 긍정성이 있었다. 당시엔(70년댄가? 버스 차장이랑 통금 있던 시절..) 불합리했던 여성인권 같은 거.. 요즘엔 법적으로 개선되었지만 현실적으로는 남성인권과 동반하락한 것 같은 처지라, 그 옛날에 품었던 반항과 개선의지 또한 그립다. 무엇보다 모든 것을 감내할 가치가 있다고 믿었던(실제로 그랬던) 가족의 의미가 눈물 난다. 요즘 시대엔, 절대로 없을, 있으면 욕 먹을 그런 가족애.
그냥, 요즘 드라마가 왜 재미없는지 알 것 같아서 말이지... 화려하지 못한 시대가 되었다는 걸 너무 알겠어서...
내가 꼰대가 되어서 향수 타령하는 게 아니고 말이지! ㅠㅠ(그런지도 모르지만)
노희경 작가는 참 할 말이 많은 사람이었구나 싶으면서...
저래야 작가지 싶고... 그렇다.
다시 봐도 여전히 좋았기 때문에 착잡해지는 드라마. 엄청난 저화질로 봤는데(asf라니 ㅋㅋ) 그래서 더 아날로그 돋았는지도 모르겠네. 하여간 나는 노희경의 이런 가족드라마가 좋다. <꽃보다 아름다워> 같은. 그런 거 또 써주시면 좋겠다.
+)
'화려한 시절'은 돌아오지 않을 청춘의 시절을 뜻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던 저렇게 보던 가슴 저릿한 드라마, 아련한 엔딩.. ㅠㅠ
웹 펌.
옛날 대표작이나 훑어볼까... 했으나 길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