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대란 때 건져낸 책들을 후루룩 펼쳐보다가 발견한
책정보.
편집진은 물론 인쇄 종이 제본까지 적혀있는 걸 보고 어쩐지 뭉클해졌다.
예전에는 인쇄 종이까지 왜 적는 걸까
홍보해주려고 그러나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런 사람들이 만들었구나. 이런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정성스럽게 알리고 있구나 싶어,
아래에 박힌 책값은 뒤표지에 파본은 교환됩니다라는 문구까지 그렇게 정겨울 수 없는거다.
그래서 나 또 집에 있는 책들 후루룩 다 넘겨봤잖아. ㅋㅋ
다는 아니고 눈에 띄는 출판사마다 펼쳐본 결과, 아리랑의 동녘 외에 북스피어, 돌베개, 보리 딱 세곳만 이런 정보를 적고 있다. 평소에 책에 애정을 갖고 있다 느낀 출판사들인데 맞춘 것 같이 뿌듯한 반면, 제일 많이 팔리고 인상도 좋은 출판사 대다수가 발행인 정도만 표시하고 마는 걸 보고 실망스럽기도 했다. 상품으로서의 표기, 책이 가진 최소한의 정보는 그것뿐인가. 아쉬웠다.
만든 이를 모두 표시하는 게 내가 상상하는 것처럼 꼭 낭만적인 이유는 아닐 수도 있지만,
일본영화 <행복한 사전>에서 사전의 종이질 하나 꼼꼼히 의논하는 모습이 떠올라서인지,
포근한 기분이 들었다.
더불어, 할인할 때 내사랑 겨레고전시리즈(보리)를 질렀어야 하는데... 통탄할 일이라는... 뒤끝까지.
조용히 장바구니에 넣어둬야지. (겨레고전 넘 비싸...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