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대극
감독 윤종빈
출연 하정우(도치 역), 강동원(조윤 역), 이경영(땡초 역), 이성민(대호 역), 조진웅(태기 역), 마동석(천보 역), 윤지혜(마향 역) 외 다수
새롭거나 혹은 이질적이거나.
영화의 스타일은 투박한 놈놈놈 같다. 감독이 연출을 참 잘하는구나 싶은게 조였다 풀었다 하는 몰입감이 탁월하다.
근데, 대박나긴 힘들지 않나...? 이게 엔딩을 보며 생각한 것.
무작정 통쾌하기엔 비애감이 넘치고
사회극으로 보기엔 묵직함이 떨어진다.
오락을 기대하고 본 내겐 적당한 톤이었지만 이야기 자체가 가볍지 않아 조금 어정쩡한 맛이 있다.
근데
그게 내 취향엔 맞아. ㅎㅎㅎ
글쎄, 이 이야기가 묵직한 사회극이었다면 난 보기 힘들었을 거 같고, 백성과 도적의 차이가 종이 한장 차인 시대의 이야기를 최대한 오락적으로 잘 풀었다고 생각한다. 감독에 대한 기대나 선입견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다만, 대박은 어렵지 않나? 했던 것은 마냥 오락적이지만은 않은 소재 때문이었다. 이야기도 그렇게 풀었고... 민중이 힘을 모았다고 해서 세상이 뒤바뀐 것도 아니요, 무적의 악당이 나오지만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악당이듯이.
할머니 두분과 같이 봤는데, 놀랍게도 두분은 너무 재밌게 보셨단다. 그런 걸 보면 대박날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소재의 한계상 스토리는 둘째치고,
연출과 연기, 영상과 음악이 아주 좋다.
하정우 7에 강동원 3을 기대하고 갔는데... 나올 땐 강동원 7에 하정우 3의 만족도였다는!!
강동원에 대해서는 전우치와 의형제를 보고서야 겨우 매력을 알겠다 싶었던 관심밖 배우라, 군대 간 사이 비슷한 외모나 포지션으로 다른 젊은 배우들이 자리를 굳혀 설 자리가 애매해지지 않았나... 하고 있었는데. 는데...
한 때를 풍미한 배우란 저력이 있구나...!
액션씬도 근사하고(시적이야!ㅇ_ㅇ) 악역인데 카리스마와 애잔한 분위기가 장난 아님. (아니 이런 소리 듣고 보면 엥? 할지도 모르지만 난 기대가 없었다고요~ ㅋㅋㅋㅋ) 하여간 할머니 두분과 완전 강동원에게 홀려서 나왔다. ㅎㅎ
하정우는 후반에야 기대한 묵직함이 나와줘서 조금 아쉬웠고, 이성민 씨나 이경영 씨, 조진웅 씨, 마동석 씨, 그리고 윤지혜 씨. 이 다섯 조연들의 연기는 극을 탄탄하게 지탱해준 기분이다. 이성민 이경영은 그냥 멋졌다능~!!! 조진웅 마동석은 캐릭터가 별로 없어서 그 정도 연기 보여준 것도 고맙고, 화적패의 홍일점 윤지혜는 캐릭터 자체도 좋았지만 모습이나 연기가 참 인상적이었다.
웨스턴 무비의 느낌을 살려준 음악이나 촬영의 영상미도 크게 한몫 담당하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옛스런(?) 스타일이 나는 또 재미있더라. 꽤 맘에 들었삼. ^^ 1장 2장 나누고 캐릭터 소개 자막 띄우고 등등.
다만 나레이션의 과도한 활용은 쫌....
주인공 하정우가 0에서 시작하길래 그 성장의 과정을 언제 다 보여주려나 했더니.... 다 나레이션으로 풀었엌ㅋㅋㅋㅋ
강동원의 배경 설명이나 하정우의 수련과정을 공들여 풀었다면 족히 3시간짜리 영화가 될 테니... 나레이션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겠고, 촌스럽던 말던 길어지는 러닝타임보다 효과적이긴 할 것 같다...만.
하여간 나는 재미있게 봤슴!
추천을 떠나 극장에서 봐야 더 재밌을 영화인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