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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집요

레이디조커로 시작된 카미카와 전작주의(아니라고 해봅니다만)

by 와옹 2013. 7. 11.

사실 이분의 출연작은 생각보다 많이 봤는데(당근 조연작들) 내 취향이 아니어서 괜히 싫어하고 있었다. 
<반유키>를 보고는 조금 좋은 인상을 받기도 했지만 무자막이라 곧 잊어버렸고~
(반유키 관련글은 요기 꾹-->) 2012/10/28 - [끄적끄적날적이] - 도피병의 산물로 

지금까지의 가장 큰 인상이라면 <아름다운 그대에게(2007:12부작)>에서 고로짱 엉덩이 만지던 장면 같은 것. 괜히 미운데 더 미웠던.... 게이라면 좀더 아름다워 줘! 뭐 이런 기분도... (내 비뚤어진 게이심)

하지만 가장 놀라웠던 건, <하얀 거탑(2004년:21부작)>에서 내 분명히 밋치 씬을 돌려봤건만 그 상대편 변호사가 이분이었다는 사실을 새하얗게 잊고 있었다는 것! 인간의 의지란 얼마나 대단한 것이냐.... 밋치밖에 기억 안나는데 다시 보니까 카미카와 역할이 훨씬 비중 높고 멋있어! 아.. 진짜, 있는 줄도 몰랐는뎅. (더 솔직히는 정의의 변호사 멋지게 만들려고 온갖 설정 몰아주네~라는 비뚤어진 감각마저 갖고 있었음ㅋㅋ)

 하여튼 다시 본 <하얀 거탑>은 역쉬 멋지구만. 일드도 한드도 후반부만 봐서 그런지 볼 때마다 새롭다. 그래서 한드와의 비교는 불가... 이지만, 일드가 냉정하게 전체를 관조하는 느낌인데 반해 한드는 김명민 밖에 떠오르지 않는 걸로 보아 무게중심이 주인공 하나에 쏠려있지 않았나 싶다. 카리스마는 김명민 승인데(지금도 생각나는 죽기 전 눈빛...!), 절대적인 선도 악도 없던 일드 쪽이 고루고루 이해가 갔다. ★★★★★


미미 여사의 소설이 원작인 <스텝파더스텝 (2011년:11부작)>은, 저런 소품을 어떻게 시리즈화하려나 걱정이 앞섰던 작품으로, 실제로 보니 우려한 그 이상이었다. -_-;; 입체감 있는 사연을 만들어준 것은 좋은데 어쩜 그리 진부한지... 원작의 발랄한 느낌이 죄다 칙칙해져서 오지랖 여선생(코니시 마나미)과 이웃집 형사 부부 캐릭터는 튀다 못해 겉돌 지경. 게다가 시종일관 낮게 깐 괴도 킹구님 목소리는 난 진짜 아니었음... 거기서 그렇게 목소리 깔 때냐며...!
소소한 일상추리가 정말 시시하게 휙 지나가는 것도 원작을 읽은 사람에게는 허탈했을 듯.
이 드라마 최대의 미덕은 다음편을 궁금하게 만드는 낚시질! 살살 낚여 끝까지 보고 말았으니 말이다. 
만약 괴도 킹구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면 대충 만족할 가능성도 있슴. ★★

마츠모토 세이초 원작의 <나쁜녀석들 (2007년:8부작)>은 정말 뜻밖에 재미있었다. 검은가죽수첩-짐승의길과 함께 악녀3부작으로 불리는 작품이라는데 셋 중에 제일 떨어진다는 평이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끝내주는데! 라고 생각하며 밤을 새워 보고 나니 이유를 알겠군... 했던 드라마. 어찌된 게 복수가 시작되면서 시시해지냐...........ㅠㅠ 친절한 자막 덕에 엔딩의 엔딩까지 놓치지 않고 봤는데 개인적으론 없는게 나았다. 그렇게 불친절하면 서늘한 의도가 애매해지잖아.

사실 복수 과정이 재미없는 건 아닌데, 그 전까지 쌓아온 악인의 캐릭터나 여주의 분노에 비해 너무 상식선이라 통쾌하지가 않다! 남주의 바람둥이 악당 캐릭터나 주체적인 의지를 갖고도 휘둘리는 여주의 캐릭터가 좋았기에, 그렇게밖에 복수 못하냐며.......ㅠㅠ 기다린 건 또 뭐냐며......... 배신감이 작렬.
캐릭터가 얼마나 좋았냐면, 정말 하나같이 나쁜 녀석들인데도 '그래도 혹시... 사실은 사랑했던 게 아닐까'라는 일말의 의구심을 끝까지 이어간다. 내가 좀 착해서 환상을 갖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실은 여주도 남주도 조연들도 진짜 악인이라기보다는 상처받은 진심이 어긋난 것은 아닐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 이 드라마는 그것 하나로도 충분히 볼만하다. (키타무라 카즈키!랑 유민이 조연으로 나와 존재감도 뽐내주고~)

 원작소설은 남주의 시점이라는데 이 드라마를 보면 그게 상상이 안될 정도로 확고한 여주 시점이다. 요네쿠라 료코라 가능했을까~? 여기서의 카미카와 씨의 연기는 의도한 것만큼 섬세한 내면연기가 안 나온 것 같았어... (낳기만 하면 되는데 제왕절개한 느낌...뭐래니;;;) ★★★★

그리고 전혀 기대 안하고 한번 들춰본 <스완의 바보: 용돈 3만엔의 사랑(2007년:10부작)>.
아... 나 이거 왤케 좋지? ㅋㅋㅋㅋㅋㅋ 1화 보고 낄낄거리고 끝까지 달려버림. 전형적인 일드식 코미디로 뻔한 전개에 작위적인 면도 많고 결국엔 남자의 바람이란 무엇이냐는 얘기처럼 끝나버리지만, 그 궁색한 용돈 3만엔의 현실이 완전 마음에 들어서 괜찮다! 하나가 꽂히면 다른 건 다 봐주는 나의 취향에 딱 맞는 일상 코미디. 이걸 보고 이 배우는 코미디 센스가 좋구나~ 끄덕임. ^^ ★★★☆

스페셜 드라마 <루팡의 소식(2010)>도 볼만하다. 과거를 파헤치는 1시간 반은 좀 시시한데 현재의 이야기가 되는 마지막 30분은 재미있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느낌으로 볼만함. 요코야마 히데오 소설이 원작인데, 내 선입견과 달리 꽤 진중한 글을 쓰는 작가인 듯하다. 최근작 <64>를 샀는데 아직 모셔두고 있어~! <화차(2011)>는 꽤나 루즈한데 실체에 접근해 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었다. 둘 다 안봐도 별로 아쉽진 않지만... ★★★

보다 보니 이 배우의 대표적인 캐릭터는 인텔리 계열 아니면 모성애 자극의 나쁜 남자 계열인 듯. 나 상처 마이 받았어요~라는 세상 다 산 것 같은 염세주의에 지저분한 겉모습으로 많이 반복되는 것 같다. 근데 설마 <괴물군 극장판(2011)>에 특수분장하고 나왔을 줄이야. 괴물군이 그리 매력이 있나? (이런 데서 밋치와 통할 것 같다....) 아 이런, 아라카와언더더브릿지 실사판에도 나왔어. 진지한 어휘와 저음으로 막 만화 품평하는게 고로짱 캐릭터랑 겹치는데?ㅋㅋㅋ (아키바계라는 게 이런 의미? 밋치 라인 맞군요, 당신.) *아키바계 : 쉽게 말하면 아키하바라 전자상가동네를 중심으로 형성된 오타쿠 문화로 그닥 정상은 아니지만 요즘은 그리 비정상도 아닌 것 같은 생산&소비자들.

말 나온 김에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2011년:10부작> 일드.
애니를 조금 보다가 적응 못하고 일드도 잠깐 보다 던졌던 작품인데... 결국엔 좋아할 줄 알았네, 이런 병.맛.
애니는 그림이 예뻤는데 일드는 사람이 뒤집어 쓰고 나오니까 더 괴이하고 싸구려틱하다. 한편이 애니메이션 정도의 분량(25분)인데 초반에 너무 지난 줄거리가 많아서-2화까지는 거의 절반이 지난 줄거리 -_-;;;- 대체 무슨 얘길 하다 끝내려나 불안불안했는데, 아니나 달라...... 본격적인 이야기는 극장판 보래. ㅋㅋㅋ. 장난해!? 제대로 낚임. 근데 낚여도 익숙해지면 볼만한 병맛. 싸이가 군대 두번 갔을 때 사람들이 그러려니 했던 것처럼, 병맛이려니 하고 보니 낚시질 엔딩도 그러려니 여기게 된다! 게다가 극장판이 이미 나왔어! 근데 자막이 없다.....-_-;;;; 이 괴이한 걸 무자막으로 볼 수 있을까???

 여하튼 이 드라마에서 단역인 카미카와 씨를 활용하는 방식은 진짜 욕나올 정도로 리미티드 애니스러움. ㅋㅋㅋㅋㅋㅋㅋ
최소의 촬영으로 무한반복... 이 감독의 병맛 애니 감각은 칭송받을 지경임. 결국엔 인정하고 말았어! 이런 병~맛.
-------------->>>>>> 그런데,
무자막 영화를 대충 휙휙 돌려보았어. 그랬더니 이 영화는 또 드라마를 짜집기했네!? 뭐 이런..........쉣. 드라마를 봤을 때의 유쾌함이 슬슬 불쾌해지는 것이... 이럴 거면 드라마는 볼 필요도 없었어. 그냥 극장판 하나 보면 얘기 한편 끝나는 거였다. 근데 그 얘기도 쪼금 시시하긴 해. 극장용으론 시시하고 드라마로는 결판이 안 나고. 아우 진짜 병.맛!!!!
그래도 하나만 본다면 영화가 낫겠다. 근데 대사 전개가 정상적이지 않아서 무자막으로 보긴 좀 힘들긴 해...
그리하여 별점은 매길 수 없음. -_-;;;
(근데 이야기 자체는 꽤 괜찮은 데가 있어서 병맛을 원한다면 강추!)

어쩌다 보니 3시즌까지 하고 있는 <유류수사>는 따로 리뷰를 썼고,
2013/06/11 - [얄팍해요~문화생활/일드] - 일드 <유류수사(2011)> 시즌1

<판도라3-혁명전야>
는 음... 웰메이드고 코지군도 나오고 짱짱한 출연진에 볼 땐 좋았는데... 뭔가 <야차Yasha>의 한핏줄 드라마 같은게(한드 말고 요시다 아키미의 만화를 영상화한 일드 야차. 요시다 아키미 작품은 만화로 볼 때가 가장 좋은 것 같다..) 매우 사회비판적이고 잘 썼고 재미도 있는데 매우 진지한 뻥을 들은 느낌이랄까... 하여튼 미묘한 이질감이 들었음.

... 근데 난 왜 일드&일영만 이렇게 정성스레 후기를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