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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일드

미친 채로 (2003) ★★★★☆

by 와옹 2009. 9. 28.


'극단연기자' 시리즈는 화제의 연극(또는 희곡)을 드라마화한다는 컨셉의 프로로,
연극이 기본이다보니 관념적이거나 불명료한 내용도 많아서 짜증과 흥미 사이를 줄타기하는, 아이템별 편차가 큰 프로그램이다.
덕분에 기본적인 기대치는 낮은 편.
하지만 제한적인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연극적인 이야기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20분짜리 4회로 끝나기도 하고 가볍게 시간 때울 때 혹시나~하며 보곤 한다(다운받는 중에 본다던가).

그런데....요번 편은......... 대박이다!!!
어디서 이거 재밌다는 소린 들었지만 설마 했는데, (한두번 속았냐)
뭐야~ 심심풀이로 봤다가 완전 빠져들었네.
무엇보다 카즈야 캐릭터! 이것은 구로사와 감독의 그 '전설의 쿨가이' 계열 캐릭이 아닌가! T^T
으아아... 오글거리는 연기에도 불구하고 멋지다. 캐릭터의 승리!

내가 생각하는 궁극의 이야기란, 제한된 공간 또는 제한된 시간 내에 벌어지는 사건인데
이 드라마는 무려, 밀폐된 한 장소에서 하룻밤새 일어나는 이야기다.
게다가 재미있다.
캐릭터와 스토리 모두 힘이 있어서, 다소 예상되는 전개일지라도 식상하지 않다.
솔직히 결말은... 예상했던 것 중 가장 허무한 패턴이라 화날 뻔 했는데, 괜찮게 마무리된 걸 보면
연기자들도 제대로 해주었다는 뜻일까?



가운데가 쿨가이 카즈야(아 이봐 마삭히) 되시겠다.
아이바의 연기는 처음부터 오글오글했으나(주인공의 연기는 정말 적응하기 힘들다 ㅠㅠ), 점점 멋있어졌다가 미친놈처럼 보였다가 하는 카즈야 캐릭터를 열심히 따라가 주었다.
무라카미 싱고란 아이가 연기한 히로시도 처음과 끝이 달라 재미있고, 그렇게 따지면 모든 인물이 처음과 끝이 다른 면이 있구나.
음~ 좋은 작품이란 증거. ^-^
현란한 연출이나 음향, 볼거리를 배제하고 이렇게 이야기만으로 들이대는 스토리가 좋다. 정면승부 같잖아~.
엎치락 뒤치락하는 이야기의 템포도 빠르고,
분명히 처음에 예상한 범주 안의 이야기인데도 예상 밖의 전개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대본이나 연출력도 좋았다.
또, 캐릭터들이 오버는 하지만 개그는 안하는데도 대화나 상황이 유머러스한 게 좋았다.
잘 만든 이야기. 이런 게 정말 재밌는 이야기지!
^ㅁ^ 강추함돠~.
★★★★☆






.......................................갑자기 스팅이 보고싶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