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우울을 파랑색이라고 한다.
확실히 어떤 파랑은 오래 보고 있으면 한없이 가라앉는다.
근데 그런 색은 다른 색깔에서도 있지 않아? 어떤 보라나 어떤 빨강처럼.
그러니 파랑이 우울한 색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 색이 희망의 색이기도 해서, 일 것 같다.
희망과 희망고문 사이에서 오는 우울....
자학과 침잠의 색, 그런 의미의 우울이 느껴진다.
요즘 나는 우울하다.
고 혼자 명명했다. (권위라곤 1도 없는 자가분석)
그것도 빨간 우울이다.
내 사전에 빨간 우울은 폭력적인 우울, 그니까 짜증과 울분에 가까운 우울이다.
누군가 톡 치면,
어떤 계기가 생기면 짜증이 튀어나오는
하루의 계획을 무너뜨리는 그런 짜증과 원망이 튀어나오는 빨간 우울.
그냥 잠을 설쳐서라고 생각했는데
왜 짜증이냐는 한마디에, 잠 탓이 아니구나 느꼈다.
매사 사소한 걱정이 많고
그 걱정이 행동을 자제시키고
그 결과 답답한 나날.
그리하여 우울.
응, 우울하다.
내 마음을 아무리 유연하게 바꾼들
가끔은 이게 마음가짐의 문제일까 싶다.
아! 설마... 호르몬? 꾸에엥.
아니, 정말 문제는 모두가 아는 그것...
희망과 희망고문 사이에서 모든 걸 갉아먹는
빈 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