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녁밥을 먹을 때면 늘 하는 말이 있다.
"오늘도 잘 버텼다."
읭? 근데 잘 버티기만 했어!!
하루종일 더위와 싸우고 사라진 입맛과 기력을 탓하며 누워 졸고 웃통 벗고 다니며 밖에 보일까 샥샥 뛰고....
그러다 해 떨어지고 나면 비로소 아아 살았다! 오늘도 잘 버텼구나~하고 허탈해하는 것. -_ㅜ
피서한다고 카페 같은 데로 탈출하면 이번엔 추위와의 전쟁.
숄을 둘둘 말고도 추워서 시켜놓은 커피값 만큼 손발이 싸늘해지도록 버티고 나면, 역시나 잘 버텼다는 허무한 안도감이 원투! 퍽퍽.
책도 읽을 수 없고 생각도 잘 안되고 더우니까 컴퓨터는 더더욱 켜기 무섭다.
이 모든 핑계의 바탕에는 '일이 막혔다'는 만고의 진리가 있었으니....
환경까지 안 받쳐주면 뭣이 되건디!
에잇 쳇쳇! 안 아픈 게 어디야, 이러고 외면.
그러나 겨우 마음을 다잡고 잘라치면 뭔가가 날 물어뜯는다.
저번날엔 안면과 목 위주로 웬 벌레가 물더니 오늘은 모기가 팔다리를 야무지게 물어뜯고 가셨다. 어찌나 과식을 하셨는지 내 손에 호쾌하게 죽어버렸지만, 와, 그때 내 손가락과 바닥에 낭자한 피란.... -_- 야, 그렇게 먹으니 못 날지!
하여간 하루하루 더위와 싸우면 하루가 멀다 하고 벌레에게 물린다.
버물리와 가까워진 요즈음.
조금씩 동체시력과 반응속도가 좋아지는 걸 느낀다. 좋았어, 느는 게 하나는 있어야지.
뭐든지 하면 (되는지는 몰라도) 는다.
+)
알라딘에서 8월을 맞아 새 사은품을 주루룩 내놓았길래 간만에 5만원 넘겨보려다 때려치웠다.
방이 절반쯤으로 좁아진 덕에 책장들이 압박수비 느낌으로 전진배치돼 나의 죄책감을 더 실감나게 건드리기도 하고,
사은품 이쁜 거 그거 받아봐야 책상에 둘 데도 없고 용도만 보면 집에 있는 게 대부분이라...
이번에도 에잇 쳇쳇! 되얐쓰, 하고 외면.
...했으나 5만원 채우는 과정에서 자료성 책들을 발견했다는 게 함정. ㅠㅠ 조만간 사은품 없이 한번 지르지 싶다....허허. 원래 책은 사은품 사면 따라오는 건데.
하여간 그런 나날.
가벼운 노트북이 정말 갖고 싶다. 누가 좀 안 사주나?! 안 사주겠지...
에잇 쳇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