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 117분
일본, 애니
원작 <늑대아이 아메와 유키>
감독 호소다 마모루
출연 하나(아오이 유우), 그(오오사와 타카오), 아메, 유키 외
한마디로... : 반인반수인 두 아이를 키우는 어린 엄마의 고군분투기
잔잔하고 느릿한 힐링 계열의 애니.
현실이라면 가히 끔찍할 상황에서 인간도 늑대도 아닌 두 아이를 키우고 지키는 엄마의 이야기는, 낯선 한편 일반적인 육아와도 많이 닮았다. 사실 어린 시절 난장판을 치는 아이들은 어느 집이나 늑대 뺨치고, 학교에 가면서부터 시작되는 사회화의 과정은 누구에게나 커다란 문화충격이리라. 사람보다 이르긴 해도 제 갈길을 찾아 떠나는 아이들을 믿고 떠나보내는 모습도 모든 부모가 겪어야 할 통과의례. 아이를 낳고 키우고 세상으로 보내는 일련의 과정을 담담히 그린 이 작품은, 엄마 혼자 어떻게 농사를 짓고 알바를 병행할 수 있었는가 혹은 저금을 대체 얼마나 남겼기에 저렇게 오래 버틸 수 있었는가 하는 사소한 의문점만 빼면, 리얼하고 섬세한 심리가 돋보이는 한 가족의 성장기였다.
극장에서 봤으면 훨씬 좋았겠다. 풍광의 아름다움도 그렇고, 눈밭을 늑대아이들의 시선으로 내달리는 장면의 역동성도 극장에서 보면 감동이 다를 듯. 작은 화면으로 보기엔 몰입도라던가 아쉬운 데가 있다.
아이들은 너무 귀엽고, 엄마 하나는 외유내강의 모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모든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다소 이 세상 사람 같지 않긴 한데 그것도 그냥 사소한 흠이고. (근데 이런 사소한 흠에서 감동의 크기가 달라지는 사람들 있을 거야~)
하나의 목소리를 연기한 아오이 유우는 성우라고 해도 될 만큼 위화감이 없었다. <철콘 근그리트> 때도 넘 잘해서 놀랐는데, 정말 까맣게 몰랐다. 보는 내내.
2010/05/23 - [얄팍해요~문화생활/애니] - 철콘 근크리트 (2006)
남편 늑대가 오오사와 타카오인 것도 놀랐음! 목소리가 디게 젊었거든! 얼마 안 나오지만...
하여튼,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라 불리는 감독 호소다 마모루의 따뜻한 애니메이션.
워낙 극찬을 듣고 봐서 그런가 취향이 다른 건가 나는 엄청시리 좋지는 않았지만, 눈과 마음이 정화됩니다.
엔딩의 자장가 같은 노래는 가사가 정말 뭉클...! 부모의 마음, 부모의 당부, 감사와 사랑이 가득한... 마음을 울린다. ㅠㅠ
이런 천둥벌거숭이가 두 마리.
하지만 엄청 잘 지내는 엄마와 아이들.
이런 훈훈함과 정겨움...
그리움과 흐뭇함을 부르는 촌구석의 이 평온한 일상과 풍광.
남자는 늑대... 가 아니고 남편은 늑대였음.
그 아빠를 쏙 닮아 중2돋는 쿨내 나는 아들. 특히나 엄마에겐 낯설 아들의 성장...
부모라면 눈시울 적실 영화. 아니어도 훈훈하고 따뜻한. 그림도 너무나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