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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애니

애니메이션 <바쿠만> 1,2,3기

by 와옹 2015. 12. 8.


각 25화 3기로 완결. (총 75화)
원작 만화 <바쿠만> - 大場つぐみ(오바 츠구미 글), 小畑健(오바타 타케시 그림)


<데스노트>의 콤비가 그린 후속작이자 인기 만화.
...라고 해서 냉큼 다운받았을 때의 그 실망감이란!
데스노트의 시리어스한 밀도감은 간 데 없고 고딩도 아닌 중딩이 만화 그리는 이야기라니, 대체 이 사람들은 왜 이런 걸? 왜 이런 게 인기이고 난리? 하며 지워버렸다. 

그리고 몇년이 지나서 문득, 이번에는 만화 그리는 이야기는 어떨까? 궁금해져서 이 애니메이션을 정주행하기 시작. 
1주일만에 3기를 (총 75화) 완주해버렸다. ㅋㅋㅋㅋㅋ
오, 이거 재밌네. 꽤 배울 점도 있고.

기본적으로 성공스토리이면서 성장물, 꿈을 향해 맹렬히 달리는 유사 스포츠물의 구조다. 
그것도 인물대립보다 창작에 대한 갈등과 고민이 주를 이루는 착한 스포츠물. 악인도 없다.
초반부, 공감 안되는 목표와(꿈을 이룰 때까지 안 만나고 이루면 결혼) 매력 없는 캐릭터로 인해 상당히 재미없는데, 3-4화 정도 지나 만화를 투고하면서 서서히 재미가 붙는다. 또래의 천재를 만나면서부터. 

이 압도적인 괴짜 천재(숙명의 라이벌) 니즈마 에이지는 <데스노트>의 L을 연상시킨다. 엉뚱하고 사회부적응자이지만 모든 걸 내다보고 있는 천재. 그와 겨루는 주인공 콤비 '아시로기 무토'의 성실한 수재 이미지는 라이토와 닮았다. 

그들의 주변에는 여러 유형의 만화가들이 나오는데, 콧대높은 원작자나 공장제조형(?) 변칙작가, 성실한 노력가, 만년 어시스턴트 등등... 그 가운데 제일 웃긴 캐릭은 어!하다 만화가가 되었지만 발을 빼고 싶은 네거티브 천재 히라마루. 부정적인 환경에 몰릴 수록 아이디어가 샘솟고ㅋㅋ 매번 도망치지만 편집자에게 붙들려 그만두지 못하는 월급쟁이의 늪에 빠진다. 이 캐릭터가 대부분의 창작자들 아닐까? 하기 싫은데 해야 하는...ㅋㅋ 직장인들도 마찬가지지만. 


만화가로 데뷔하는 1기와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2기를 거쳐, 넘사벽 천재 니즈마와 작품 대결이 벌어지는 3기는 군데군데 짜릿했다. 마시로와 여주인공의 꿈이 대미를 장식하지만, 내게 하이라이트는 니즈마와 작품으로 싸우는 부분이었음. 왜냐면 이 애니, 극중극 형태로 만화속만화가 나오는데 이 작품들이 하나하나 공을 들여서! 이걸 보는 재미도 상당하거든. 고민하던 문제를 해결하고 이런 만화가 탄생했다! 는 느낌으로 만화컷들이 나올 때의 쾌감이란! 게다가 극중에서 애니화된 작품들의 타이틀 영상을 진짜로 만들어 넣었는데(주제가까지 넣어서!) 퀄리티가 본편보다 나을 지경~ㅎㅎㅎ 그만큼 작품 만들기에 치중한 이야기라, 여주와의 사랑이나 꿈보다도 라이벌전이 핵심이라고 여겨진다. (사실은 여기 나오는 연애가 죄다 비현실적이라 자체필터링하기도 했고 ㅋㅋㅋ) 

지망생이 만화가가 되는 쉬운 이야기인데도, 전체를 따져보면 설정이 매우 정교한 게 역시 데스노트 콤비답다.
한번 보면 3기까지 쭉 보게되는 만화. 6~7년의 세월 속에 성장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
만화도 보고 싶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