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 146분
미국, 드라마
원작 소설 <헬프> 캐서린 스토켓 作
각본감독 테이트 테일러
출연 엠마 스톤(스키터 역), 바이올라 데이비스(에이블린 역), 옥타비아 스펜서(미니 역),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힐리 역) 외
한마디로... : 도시물 먹고 귀향한 자주적인 여성 스키터는 합법적인 인종차별을 당하는 흑인 가정부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려 하는데...
흑인들의 인권이나 인종차별이라고 하면 흔히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이나 농장에서 매맞고 도망치는 장면이 떠오른다.
이 영화 <헬프>에서는 그런 장면이 하나도 나오지 않지만, 고상하게 배려해주는 척하며 실상은 병균 보듯하는 일상적 차별이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1960년대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에서는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책을 읽는 것도 불법이었다. 대학을 마치고 돌아온 여주인공은 그런 전근대적 세상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흑인 가정부들의 삶에 눈을 돌리고, 큰 사명감 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출판하려 하는데 가정부들은 그게 알려지면 죽을 거라며 하나같이 인터뷰를 거부한다.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스키터와 가정부 에이블린, 미니가 힘을 합쳐 책을 펴낸다. 만만찮은 파장이 예상되지만, 각자 희망을 갖고 고난을 헤쳐갈 것을 암시하면서 끝난다.
줄거리만 보면 특별할 것 없는데, 두시간 반에 육박하는 러닝타임을 가벼운 터치로 재미있게 볼 수 있고 차별에 대한 애잔한 시각과 감동마저도 느끼게 하는 너무 좋은 영화였다. 책을 쓰려는 스키터와 유머러스한 가정부 미니, 슬픔에 싸인 가정부 에이블린의 이야기가 악의 축 힐리가 이끄는 부인회의 가정 곳곳에서 전개된다. 책을 쓰러 만나는 장면을 제외하면 제각각 전개되는 세 주인공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고도 꼼꼼하게 다뤄지는 것이 놀라웠고(누가 주인공이냐 묻는다면 셋 다 주인공이라고 말할 것이다!), 고작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것이 엄청난 용기와 대가를 필요로하는 투쟁임을 알게 되고 싸우기로 결심하게 되는 그들의 성장기는 일상의 작은 투쟁이 세상을 바꾼다는 메시지를 조용히 던져준다. 영화에 나오는 두명의 외지인(스키터도 반쯤은 외지인이라고 볼 때 두명)이 주류사회에서 외면받지만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아니, 무엇보다 미니가 너무 사랑스러워!!
남부 중상류층의 가정을 무대로 시종일관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흐르는 영화.
이건 정말, 강추예욤. 꼭 한번씩 보시길!
책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