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 121분
한국
각본 윤종빈, 김병철, 손상범, 장선희
감독 윤종빈
출연 하정우(태정 역), 서장원(승영 역), 윤종빈(지훈 역) 등등
한마디로... : 군대 내의 강압적인 문화에 반발하던 승영은 보호막이었던 태정의 제대 후 살기 위해 순응을 택한다. 그 결과...
그 재미없다는 군대 얘기를 재밌게 푼 수작.
이게 졸업작품이라니...ㄷㄷㄷ 그래서 각본도 일일이 다 적어봤다.
사람 사이 관계의 미묘한 부분을 잘 그려내는 감독이라 들어서 전부터 보려고 했는데, 역시나 좋네.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의 사건이 한국사회의 모습으로 확장되는, 사회의 병폐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군대 이야기라 여자가 봐도 재미있고 공감이 갔다.
하정우의 맛깔스런 연기가 큰 몫을 했고 다들 군대 갔다 왔는지 군인 연기 짝짝 붙더라는. ㅎㅎ
승영의 심리 변화가 급변하는 감이 있는데, 거슬리지 않는 걸 보면 포인트를 잘 잡아 전개한 듯하다. 관계의 미묘함이나 심리를 다루는 솜씨가 섬세하네, 아기자기하면서도. 나쁜놈이 하나도 안 나오는데 갈등이 일어나는 리얼함은 홍상수 영화를 떠올리게도 한다. 우디 알렌이려나? 몰러~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용서받지 못한 자'라는 타이틀을 생각하게 된다.
그 누구라도 누군가에게는 용서받아야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 (군대로 대변된)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본의 아닌 가해를 하게 되고 어느새 집단폭력의 편에 서있을 수 있다는 뜻도...
나로선 좀 더 일찍 봤으면 좋았을 영화. 이제라도 보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