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월광보합(87분), 선리기연(95분)
홍콩
감독 유진위
출연 주성치(지존보/손오공 역), 오맹달(이당가/주팔계 역), 주인(자하선사 역), 막문위(백정정 역) 외 다수
1편 월광보합과 2편 선리기연이 한 세트인 영화.
흔히 주성치 영화라 불리는 것 중에 최고로 치는 것이 이 서유기란다. 근데 서유기는 유진위 감독의 작품이고 내용도 감독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주성치(가 다 해먹은) 영화는 아니면서 또 대표적인 주성치 영화 되시겠다.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말을 하냐면, 이 영화가 복잡하거덩! ㅋㅋ
난 그저 웃긴 서유기인 줄 알고 보기 시작했는데 손오공이 500년 후 인간 지존보로 환생하는 것부터 서유기가 아니더니 오공으로 각성을 해야 삼장법사를 만난다지, 시공을 넘나들며 캐릭터가 우수수 나왔다가 서로 왔다갔다 뒤섞이는 건 무슨 세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같고 ㅋㅋ 로맨스 엉키고 이야기 꼬이는 거 보면 무협드라마 시리즈 압축해놓은 것 같다. 하여간 그 뒤죽박죽 소동을 멍하니 보다보면 뜻밖에 진한 사랑 얘기가 기다리고 있다. 근데 난 처음에 결말이 환생한 두 사람인 걸 이해 못하고 봐서 막 가슴 아프고 그러진 않았다. 그래도 기대치 않은 진정성에 놀라긴 했다.
불교적 세계관 등등 영화에 대한 다층적인 해석은 검색해보시고...
맥놓고 보면 좋은 영화, 힘 빼고 느긋하게 보면 좋은 영화, 하도 기가 막혀서 웃음도 안 나오다가 가랑비 옷젖듯 익숙해지는 영화, 마지막에 감동이 있는 영화. 추천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