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 138분
인도감독 프리야 다르샨
출연 이르판 칸(빌루 역), 라라 두타(아내 역), 샤룩 칸(사히르 칸 역)
한마디로... : 자존심 강한 가난한 이발사 빌루가 수퍼스타의 친구란 소문이 퍼지면서 그를 만나 청탁을 해야만 하는 지경에 몰리는 이야기.
이 영화는 두번째 본 거다.
예전에 꽤나 재미있게 보고 어제 친구에게 추천하면서 다시 한번 보았다.
그리고... 두번째의 감상은 처음과 사뭇 달라져 조금 놀라웠던.
내용은 잔잔하고 뻔한데 감동이 있고, 삽입곡들이 다 너무 좋은데...
문제는 저 포스터. 주인공이 누굴까요~?
주인공은 오른쪽의 아저씨다. 왼쪽에 더 크게 나온 분은 극중 수퍼스타로 나오는, 실제 인기도 이르판 칸(오른쪽)보다 훨씬 높은 배우 샤룩 칸이고, 이것이 이 영화의 불균형을 -포스터에서부터- 초래했다.
영화 자체는 잔잔하면서 코믹하고, 화면이나 분위기도 참 근사하니 서민적이다. 빌루의 씬만 연결하면 크게 늘어지지도 않고 일관된 톤이 정감 있고 좋다. 근데, 조연인 '수퍼스타 사히르'가 등장하는 씬은 전형적인 발리우드 영화로 그저 즐기기 위한 춤과 노래를 그야말로 담당한다. 동경의 대상인 수퍼스타의 씬들을 가만히 보면 어이없는 개그 일색이지만, 이걸 개그로 보지 않으면 유치하고 지루하기 짝없는 에피소드 나열일 뿐.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양념씬들이 주인공 빌루의 이야기와 비슷한 비중으로 다뤄진 탓에, 영화는 산만하고 지루하게 중반고개를 넘어간다. 빌루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쥐약과도 같은 양념씬이지만, 인도영화의 특색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겐 깨알 같은 즐거움을 주는 것이 사히르의 씬들. 어쩌면 발리우드 영화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영화가 <이발사 빌루>가 아닐까 할 정도로, 독특한 즐거움이 영화의 보편적 즐거움을 상당 부분 깎아먹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인도영화에 호의적인 사람들이나 많이 본 사람들에겐 즐거운 요소가 너무 많을 영화.
자신이 어느쪽인지 알고 싶다면 한번 보시등가. ㅎㅎ 노래는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