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난조로 이번 주는 이래 저래 놀게 됐다. 그래서 어제 오늘은 한참 안 보던 일드를 몇개 봤다.
이번 분기에 시작한 신작들 중
가족게임 1,2회.
테이크 파이브 1,2회.
잠입탐정 토카게 1,2회.
희미한 그녀 1,2,3,4회.
이 중에 나의 선택은 <희미한 그녀>.
싱고랑 안이 주연인데 1회에서 기대치를 다 떨어뜨려놔서 그런지 오히려 점점 좋아지는 느낌.
귀신과 동거하는 온갖 애니와 학원물 일드를 총망라한 듯한 전형성에 좌절하고 나면, 은근히 현실적인 교육관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한마디로 만화 같은 드라마인데, 미치도록 식상한 와중에 살짝살짝 보이는 통찰이 제법 괜찮다!
배우들의 연기가 식상함을 많이 커버해주고 귀신세계의 소소한 룰이 유쾌한 재미도 주고. 근데 이거 보고 있으면 고쿠센 이후 교사 캐릭터의 변천사가 보이는 듯. ㅋㅋㅋ 열혈 교사도 있고 악역을 자처하거나 무관심한 교사도 있고. 싱고가 맡은 역할은 여왕의 교실 마야 선생님의 변형 같다. 진심의 결과가 나쁘자 무관심해진 케이스. 근데 그 무관심이 너무 어울리고~ 은근한 변화도 잘 어울리고~ 싱고는 이런 역할이 자연스러운 것 같아! ^^ 그리고 비호감이었던 여배우 안, 완전 귀엽게 나온다. ㅋㅋㅋ 이런게 어울리는구나...
<테이크 파이브>는 출연진이 빵빵한 일본판 도둑들로... 카라사와 토시아키 주연에 아이보우의 사쿠라이 작가란 것만으로도 기대치가 높고 높아... 2화까지는 그냥저냥 볼만한 정도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도둑질하는 과정은 쫀쫀한데 감정선은 좀 대충이어서 빅재미나 러브라인의 쫄깃함은 없지만(사쿠라이 작가 이런 거 디게 못하는 거 같애...ㅠㅠ) 균형감이 좋은 드라마랄까? 나로서는 고로짱이 너무나 어울리는 캐릭터로 나와서 그 잠깐의 활약(?)을 보는 재미로 핡핡대고 있다. ㅋㅋㅋ 몇회인지 현역 다카 젠느들이 출연한다고 해서 기대 중!
<잠입탐정 토카게>는........ 이준기 일지매를 떠올리게 하는 시커먼 말라깽이 비주얼...은 둘째 치고... 도통 복면이 이해 불가. 왜 입이 뚫려 있늬? 응? 마스크의 기본은, 존재 이유는 그게 아니잖아?
다 떠나서 드라마가 너무 폼잡아서 웃기당. 너무 거창한데 허술해. 마츠다 쇼타군과 토키오의 마츠오카 행님이 주인공인데도 참 보기 힘들...어..힝. 본 시리즈 스타일로 만든 쿠로사기 느낌? 아 뭔가 야리꾸리해~ 그렇다고 못볼 정도는 아닌데! ...한가하면 쭉 볼 듯하다.
똑같이 폼을 잡아도 요네쿠라 료코 누님(이 언니는 왠지 누님이 어울린다) 주연의 35세의 고교생은 볼만할 듯.
카모 교토에 가다... 이것도 괜찮아 보이고.
시노하라 료코의 라스트 신데렐라는 내용이 너무 가식적으로 느껴져서 1화 보다 관뒀다. 요즘 일드 연애물은 진정성과 가벼움의 균형감각이 좀 꽝인 듯. (게다가 중간에 료코가 화장을 떡칠하고 베르바라 주제가를 불러대는 유머감각도 맘에 안 들었엉. -_-)
아, 까먹을 뻔했네. 사쿠라이 쇼의 <가족게임>도 걍 볼만 하다. 이건 가정부 미타의 남자 버전 같은 향기를 팍팍 풍기는 중인데, 의외로 삭쇼의 연기가 볼만하다. 그간 해온 역할이 다 녹아든 어울리는 배역이랄까... 근데 캐릭터나 이야기 모두 가정부 미타가 너무 연상되고, 그래서 좀 많이 식상해. 그래도 중반까지는 무리 없이 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