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도 안되는데 드라마나 보자! 하고 간만에 본 단막 일드.
'독특한 캐릭터'라는 말에 혹해 고른 두편이었다. 몇 안되는 감상평도 좋았고...
무릇 독특한 캐릭터란 '연기력'과 '스토리'가 따라줘야 사는 법인데,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각각 후지와라 타츠야(ST~)와 쿠사나기 츠요시(스페셜리스트)거든. 게다가 ST는 인기소설이 원작이라 하고 스페셜리스트는 각본이 토다야마 마사시니깐...아이보우 시리즈에서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가끔은 좋은 걸 터뜨려주는 작가니까... 골랐는데!
...그냥 영화나 볼 걸 그랬어...
<ST경시청과학특수반>의 주인공들. 후지와라 타츠야에 오카다 마사키, 시다 미라이, 그밖에 눈에 익은 배우들. + 특별출연 와타베 아츠로까지.
사이언티픽 태스크포스라는 믿음 안 가게 첨단인 척하는 부서명의 5인조가 통칭 ST, 너무너무 뛰어난 문제아들이란다.
그 중에 리더가 후지와라군, 집안에 틀어박힌 대인공포증(밖에 못 나감) 법의학자이고, 나머지 4인도 각종 공포증 환자다. 여기에 상관으로 부임한 오카다 마사키는 메모광.
....... 그러니까,
'독특한 캐릭터'는 빼어난 연기력과 스토리가 받쳐주지 않으면 꽝! 꽝! 진짜 꽝!이라니까!
더 놀라운 건 후지와라를 뺀 4인의 특수한 능력이 수사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가공할 사실!
드라마에선 매우 도움이 되는 것처럼 포장했으나 사실은 그 능력 없어도 주인공 혼자서 다 파악해낼 수 있는 거였다는 이 허탈함을 물어내......
차라리 중반을 과감히 인물 탐구에 할애했으면 재미있지 않았을까.
초난강 행님 주연의 <스페셜리스트>는 그런 사건풀이 면에선 한수 위다. (아이보우 작가라궁~)
인물의 독특함이나 능력치가 ST의 다섯명을 다 합친 것보다 나아! 주인공 빼곤 다 종이인형이라는 게 함정이지만...
감옥살이 10년에 범죄자의 시각을 갖게 된 경찰공무원의 수사물.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는 경찰의 수사력이 상식적인 수준이라(ST의 경찰들은 헛다리만 짚는 바보였는데~)
특출난 주인공을 위해 사건이 초큼 상식 밖이라는 거... ㅎㅎ;; 풀이과정은 흥미로운데 범행이 작위적이야...
게다가 단편 두세개를 이어붙인 듯한 에피소드의 나열과 떡밥만 던지고 왕창 숨겨둔 캐릭터의 사연은.... (아? 아이보우 특유의 낚시질인가!?) 뭔가 더 있을 것 같은데 끝나버리는 스토리. 다 보고나면 연속드라마의 간 보기용 파일럿 같은 느낌.
아무래도 연속물로 나오지 싶다. 시청률이 좋았다면.
두편 다 졸작이나 망작은 아닌데, 그럭저럭 볼만한데... 근데... 허탈해.
내가 변한 건지 일드가 변한 건지 그것이 알고 싶다. (아니면 운이 나빴던 건가...)
요약 : <ST경시청과학특수반>비범한 수사관들이 나오는, 수사물과 오락물 사이의 비무장지대.
<스페셜리스트>비범한 개인이 나오는 형사물. 본격수사물에 가까움. 가깝기만.. 가까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