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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열차

나이가 들어서?

by 와옹 2012. 1. 15.
1.
결혼식을 간다니까
다들 '괜찮아?' '어떡할 거야?'
무슨 말인지 몰랐다.
이유는 몰라도 이 나이의 미혼은 결혼식장에 안 가도 되나보다.


2.
결혼식에 가니까 기혼자들이
다들 '괜찮지? 그래, 혼자 사는 것도 좋아' 
아니 언제부터? ㅋㅋㅋㅋ
좋든 싫든 제도권을 강요하던 이들이
이젠 그만큼 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인지,
결혼이 의무가 된 것인지 여하튼 나를 내버려둔다. 얼핏 부러움마저 감지했다면 자의식 과잉?


3.
결혼식을 보면서
예전엔 '사랑의 결실' '새출발이구나' 찡했다면
오늘은 '저게 좋을까?' 진심으로 의문.
중매로 굳이 결혼이란 제도 속에 들어가려 하다니, 나로선 이해불가. 아마 그 입장에선 내가 이해불가겠지?


4.
미웠던 사촌도 짜증스럽기만 했던 어른들의 잔소리도
이젠 '그래도 친척'이라는 안도감으로 다가오는
마치 어린 시절 함께 모여 오락회를 열던 그 기분이 조금
잔소리는 힘이 없어지고 미웠던 이도 세상에 닳아버려서일까,
장사꾼같은 프로페셔널 속에서 예전의 순수가 그리워지는 기분
명절의 모임은 원래 즐거운 거라는, 그러나 곧 사라질게 뻔한 향수들

그런 몇가지의 변화들.
오늘의 결혼식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