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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소리 없이 들어갈만한 영화 <천국의 우편배달부>

by 와옹 2010. 12. 20.
천국의 우편배달부 (2009)
각본 기타가와 에리코
감독 이형민
주연 한효주 김재중

한일합작의 계보를 잇는 이 영화를 한마디로 말하면!
아이돌을 위한 영화? 아니다. 이건 그냥 영화 자체가 아이돌~

그냥 예쁘잖아. 예쁘면 좋잖아. 글치 않아?
...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영화......

전편을 통틀어서 김창완 아저씨 연기만이 빛났고!
그 외엔 시트콤 같은 연기, 명랑만화같은 설정, 뭐든 대뜸 나오고 보는 스토리, 그림만 예쁜 연출... 색감도 예쁘고 장소도 예쁘고 패션이나 인테리어 소품에 배우들까지 예쁘긴 하다.
어차피 이런 영화에 데인 게 한두번도 아니고 (준기군과 아오이유우의 영화 <첫눈>에 비할만하다! 그러고보니 둘 다 한일합작...) 난 꽤 너그럽게 보았다고 자신한다.
근데.
그래도 말이지.
이건 스토리에 무리수가 넘 많아...
대뜸 만나서 - 유령이니 배달부니 하더니 갑자기 알바로 스카웃하고, 임무 두개 완수하고 - 대뜸 키스 - 그리고 또 임무 하나 들어가고 그걸로 불화 겪고 - 대뜸 이별 ㅇ_ㅇ; - 언제 그렇게 사랑했다고 목놓아 울고 - 대뜸 반전(?) - 끝.
대뜸이 너무 많다고!!!!!!!!!!!!!!
연애물다운 감정선은 <첫눈>이 오히려 낫다. (걔들은 그냥 이뻐서 반했다고나 하지...ㅠ.ㅠ)
게다가,
'천국의 우편배달부 = 천국으로 우편 배달하는 사람' 아니었어?
근데 왜 지상에 남은 사람에게 답장 비스무리한 거나 해주는고야???
들키면 해고라더니 뭘 들켰다는 건지... 극에 아무 영향도 없고~. 나 이런 판타지 반댈세!

생각보다 대사는 오그라들지 않았는데, 뭐든 대뜸 대뜸 던지는 바람에 감정이입이 안드로메다 행이다.
대본과 연출조차 따로 노는 느낌이고... 잘 살렸으면 재밌을 요소가 많은데 삐그덕.
주인공의 연기는, 재중이는 <솔직하지 못해서>가 훨 낫고 한효주는 <찬란한 유산>이 백배 좋다. 특히 여주의 캐릭터는 감정기복이 거의 꽃 단 그분 수준... 오버 연기에 대뜸 웃고 대뜸 울고 대뜸 의심하고 대뜸 사랑하고... 죽음을 겪은 사람이 타인의 죽음에 순식간에 공감해서 우는 건 흔히 있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영화에서 아직 주인공들 정체도 불분명한 시점에 그렇게 혼자만 불쑥 공감해버리면 보는 우린 어쩌라고.........ㅇ_ㅇ;;;
남주 캐릭터는 실종... 걍 영웅재중 갖다놨을 뿐... (연기력 논란까지 갈 것도 없다... 특징 없는 캐릭터)

하여간 화면 하나는 이쁘다. 무슨 국내 로케장소 100선, 예쁜 로케장소 홍보 영상 같다.

오랜만에 별점 : ★☆ (=미련 없이 지울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