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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열차

열심히 살게요

by 와옹 2010. 11. 9.
말을 너무 많이 한 날은 반성이 된다.
어제 바다소녀를 붙들고 이러쿵저러쿵 말을 쏟아냈는데 그냥... 뭐랄까... 짧게 한마디로 끝날 수 있었던 말 같기도 하고 그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 그런...;;;;;
여하튼 그 장황한 대화를 통해 다시 한번 인생과 드라마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보았다.
새삼, 드라마는 '인생이란 이런 게 아닐까요'라고 묻는 거라던 어느 작가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지금의 나로서는 '인생이란 무얼까요...'하고 묻는 정도 밖엔 안 될 것 같지만.
예를 들어 내가 참 좋아하는 주쌤을 봬면 이런 것두 물어보고 저런 것두 상담해봐야지 하지만 정작 만나면 못하게 된다. 그분들이 살아오셨을 삶을 생각하면 왠지 내 고민 따윈 너무 부끄러워져서 말이지. 나는 참 운이 좋은 편이고 그래서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해보진 못했으니까. 어디서 번데기 주름질이야? 이런 기분이 드는 거다.
내 인생의 가장 뜨거웠던 시절엔 인생이 너무 편했고 (내면적 격랑은 있었으나 그까이거~ 고민이겠냐) 
그때에 비해 쬐끔 고달파진 시점부터는 전혀 뜨겁게 살지 못한 기분이다.
솔직함만이 강점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전혀 솔직하지 못한 녀자일지도 모른다. 최근에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쩌면 외로운 인간일지도. (외로움을 잘 탄다는 의미는 아님)
쌀쌀한 가을이라 그런지 말이야... 친구랑 오붓한 쐬주 한잔이 그리워진다.
아, 나는 가을 타는 녀자.
가을엔 인생 센치해지고 싶은 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