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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일드

친애하는 아버님 (2007) ★★★★★

by 와옹 2009. 9. 1.


쿠라모토 소우 작가님의 최신작 중 하나인 [친애하는 아버님]을 봤다.
[자상한 시간]을 재밌게 본 사람도 도중하차할 정도로 잔잔하다는 드라마.
자상한 시간은 지척에서 만나지 않는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축이 처음부터 극을 관통하는데 비해,
친애하는~에는 그런게 없어서인 듯.
나도 한 3회까지는 대체 뭔가...하고 봤는데, (핵심사건이 없어 지루했...)
4회에서 빵 터져주시네.
한 6-7회까지 웃겨서 잠깐, 코미디였나? 할 정도. 
유머가 드글드글하지만 코미디는 아니다. 쟤 은근히 웃겨, 이런 정도지.
주인공 잇페이는 -니노를 염두에 두고 썼다던데- 애늙은이 같은 청년이다.
성실하고 미련스럽고 경솔하고 신중하고 즉흥적이고 당황하는 청춘.
도제 제도에 속한 사람이라 신중하지만 젊다보니 또 경솔한... 그런 주인공이다.
배경부터가 도심 속에 옛 정취를 간직한 가구라자카란 장소이다보니,
주인공의 설정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이건 분명히... 작가가 의도한 주인공일 거다.




쪼꼼 작위적으로 보였던 이 장면에 그렇게 많은 의미가 숨어있을 줄 몰랐다.
(설마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다거나 하면 뻘쭘이지만;;;; 내 보기엔 정말 의미심장한 장면)
빨간색, 돌계단, 돌고도는 인연, 사랑의 복선이면서 옛스러움과 새로움과 등등...




비탈길. 사카자카의 사람들.
쿠라모토 작가님은 인물과 심리에 정말 탁월한 듯, 요란하지 않고도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이었다.

누가 아버지일까 하는 궁금증.
빨간 사과.
빨간 팬티.
손가락.
돌계단.
요리사.
글자와 언어.
신-구 거리
가게의 존망
등등등.

여러가지가 슬며시 나타났다 슬며시 사라졌다 연결되곤 하는데..
특히 4화였나? '빨간 팬티-힘의 원천-사과-사랑'의 확장에 감동. ^^
대단하닷!!! 이 말밖에 안 나와, 정말!!!
티나게 치밀한 극은 많이 봤지만 티 안나게 치밀한 극은 거의 못봤기에.
일흔이 되면 나도 저런 글이 나올까?
자상한 시간 같은 감동은 없지만,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
그렇게 멋진 대사도 그렇게 멋진 사건도 장면도 없지만
안심이 되고 기분 좋은 드라마.
취향 팍팍 넣어서, ★★★★★
3회의 벽만 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