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꽃 접사. 연보라색 꽃을 하얗게 찍는 놀라운 내 사진 실력.
요즘 날씨 탓인지 컨디션이 안좋아서 빌빌거리고 있었다.
빌빌 와중에도 계속되는 외출일정이 있어서 오늘도 학원면접을 보는데 하루를 소비했다.
학원 면접이라니... 돈 내고 배우는데도 면접을 본다... 뭐, 그만큼 지원자가 많다는 뜻이니까 좋게 생각하자. 접수비 1만원이 아까워서 다녀왔다.
제일 먼저 뭘 물어볼까가 궁금했는데 전공을 왜 계속하지 그랬냐는 얘길 해서 깜짝 놀랐다.
와.. 디게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리네. 정말 많이 들었던 얘긴데... 그냥 웃었다.
드라마를 꼭 해야한다는 투지같은 게 있냐는 질문에는 살짝 말문이 막혔다.
솔직히는 돈이 잘나와서 하고싶은 거라서...ㅡ.ㅡa 그렇게 말할 순 없잖아. 그래서 일생의 꿈 중 하나라고 했다. 덕분에 우하하 웃음이 흐르고.. 거짓말은 아니지만 완벽한 진실은 아니다. 그 말을 하고 나오면서 대충 하는 건 역시 실례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을 한 이상, 책임을 져야겠다는 무게감을 느꼈다.
갑자기 일이 겹치면서 우선순위와 효율성을 제일 먼저 따지게 된다.
그런데.. 이런 자세가 꼭 좋은 건 아니다. 내게 일을 맡긴 사람들에게는 그 일이 최우선 과제일 수 있으니까, 내가 그들 앞에서 효율성을 따지고 있어서는 안된다. 나는 무심결에 그런 모습을 내비쳤던 것 같다. 일이 없을 땐 그렇게 목말라하던 것들이 겹쳐서 오니까 슬쩍 귀찮아진다. 돈을 받았으니까 열심히 해준다는 걸로는 부족하다. 진심으로 내 일처럼 해주지 않으면 클라이언트들은 만족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떤 일에 뛰어들 때는 그 세계를 존중해야 한다.
자꾸 잊어버리곤 한다.
열심히 해야지. 더 열심히. 남들보다 열심히...
...
이러는 덕분에 21화가 늦어지고 있다. 에구 미안해라. 이번주에 끝낼 생각이었는데. 내일 학원 다녀와서 홧팅해야지.